[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임대료 산정 방식 조정을 요구해 온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공사에 대한 불공정 계약 신고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하면서 '면세점 철수'에 이어 또 다른 강경 카드를 꺼내들었다.
업계 안팎에선 공정위가 신고를 접수한만큼 양 측의 입장을 토대로 '중재자'로 나서게 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어 지지부진한 협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6일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인천공항공사와 진행한 4차 임대료 조정 협상에서 재차 입장확인을 마친 후 협의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신고서를 제출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사드배치에 따른 보복 분위기가 완화되면서 임대료 인하 명분이 흔들리는 것을 의식해 롯데면세점이 공정위를 끌어들이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롯데면세점은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만큼 임대료를 낮춰달라는 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반면 임대료를 낮출 경우 수익이 급감하는 인천공항공사는 영업요율 방식 대신 다른 방안을 찾아보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양측 의견이 엇갈린 상황에서 2개월째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자 롯데면세점은 불공정 계약을 이유로 공정위에 도움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면세점이 제기한 불공정 계약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특약으로 인한 임대료 재협상 여지가 없다는 점과 ▲과도한 위약금과 계약 해지 조건 등이다.
롯데면세점은 신고서에서 인천공항공사가 제3기 면세점 사업 운영에 있어 면세점사업자에 불리하도록 거래조건을 설정하고 거래 과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등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는 입장이다.
또 면세사업 특성상 국제 정세와 정부 정책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데도 임대료 재협상을 요구할 수 없도록 특약에 명시한 것이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와 3차에 걸친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 거래에 대한 내용을 제소하게 됐다"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정을 통해 인천공항공사와 임대료 관련 협상에 있어 합의점을 찾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인천공항 내 롯데면세점 전경이다. 사진/롯데면세점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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