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판지업계, 국감 이후 첫 전원 회동
2010년 이후 7년만의 모임…원지·원단·상자 업계 상생방안 모색
2017-11-07 18:50:15 2017-11-07 18:50:15
[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골판지시장 내 이해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골판지시장의 문제점이 국정감사에서 다뤄진 이후 원지, 원단(골판지), 상자 업계가 모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반성장위원회는 7일 오후 2시 위원회 내부에서 골판지 제조업 중기단체 간담회를 마련했다. 이는 국정감사 후속 조치로 중소벤처기업부는 민간 기구인 동반위를 주최자로 내세워 상생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는 국감 이후 두 번째로 마련한 자리다. 지난달 26일 1차 간담회가 마련됐지만 당시 원지업계가 불참 의사를 밝히자 박스업계도 참석을 거부하며 첫 대화는 반쪽짜리에 그쳤다. 하지만 이날은 한국제지연합회, 한국제지공업협동조합 등 원지업계와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 한국박스산업협동조합의 실무진이 참석해 업계 현황에 대해 얘기 나누고 향후 상생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원지, 원단, 박스 업계가 한 자리에 모인 것은 7여년 만이다. 이들 업계는 원자재 가격 안정화 등을 위한 상생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협약은 지난 2008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하지만 강제성이 없다보니 상생 협약은 적극적으로 이행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이해 당사자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공정거래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어 모임 자체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골판지 전문업체와 박스업체 측은 원지사를 보유하고 있는 대형사들이 원지 가격 인상분을 상자가격에 연동시키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지기업 계열사들인 골판지 상자기업들이 원지가격 상승분을 상자가격에 지연해 반영하는 탓에 모기업 원지사가 없는 골판지 전문업체와 상자업체들의 경영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원지는 인상됐지만 상자가격이 오르질 않다 보니 수익을 남길 수 있는 구조가 안 된다"며 "원지 인상을 통해 수익을 얻고 있는 원지사들과 달리 원지사가 없는 원단, 박스 업계는 어려움만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원지사들은 공급과잉으로 상자 수요기업과의 가격 인상 논의가 어렵다고 주장한다.
 
이에 정부는 이달말 원지, 원단, 상자 업계는 물론 상자 수요기업들이 참석하는 대·중소기업 간담회를 마련해 상생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골판지시장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법적제재도 고려 중이다.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공정위와 협의해 조치한다는 내용이다. 원지기업이 계열 골판지사에 부당하게 싸게 파는 '부당염매' 행위 등이 여기에 해당될 수 있다. 또 현행 적합업종 제도를 개선해 중소형 상자업체들의 거래처를 원지사를 보유하고 있는 메이저사들이 빼앗지 못하게 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이다.
 
한편 이번 국감에서 골판지시장의 문제점을 지적한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은 주무부처인 중기부의 조치에 대해 지속적으로 점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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