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방한 일정을 마치고 8일 출국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장비를 주문하는 것으로 말했다”고 공언함에 따라 향후 어떤 무기가 도입될지 관심이 쏠린다. 첨단 정찰자산 획득·개발을 위한 협의도 시작키로 한 가운데 성급하게 추진할 경우 한반도 안보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우리 군이 미국에서 도입할 무기로는 핵잠수함과 F-35A 스텔스 전투기, P-8A 해상초계기 등이 꼽힌다. 청와대 관계자는 “핵추진 잠수함과 최첨단 정찰자산 두 가지는 우리 정부가 향후 미국과 긴밀하게 협의를 해나갈 예정”이라며 “구입을 할 수도 있고 한미가 같이 개발할 수도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중 핵잠수함은 미국으로부터 1~3척을 구매하는 동시에 국내에서 독자 건조에 착수할 가능성이 있다. 핵잠수함 설계·건조와 운영 노하우 습득에 긴 시간이 소요되고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이 막바지에 다다른 점을 감안하면 이른 시일 내 우선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해군 출신인 송영무 국방장관도 핵잠수함 도입에 긍정적이다.
일각에서는 핵잠수함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핵잠수함이 원양작전이나 원거리 투사능력을 보유하기 위한 목적에서 주로 운영되는 점을 고려할 때, 대북억제 측면에서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느냐는 반론이다. 1척 건조에 2조원 가량 드는 비용문제도 있다.
획득 정찰자산 후보로는 우선 고성능 지상감시정찰기 ‘조인트스타즈’가 꼽힌다. 고도 9~12㎞ 상공에서 북한군 지상병력 움직임을 면밀히 탐지할 수 있다. 고고도정찰무인기 '글로벌호크' 추가도입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 측이 필요로 하는 이들 무기들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SM-3 해상탄도탄요격유도탄이 함께 들어올 가능성을 제기한다. 문제는 SM-3 도입이 미국 주도 미사일방어(MD)체제 편입의 시금석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한반도 작전환경에 부합하지 않는 SM-3 도입을 적극 검토하는 것은 동북아 군비경쟁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며 “한미일 미사일방어체계에 편입됨에 따라 동북아 신냉전이 찾아올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양국 방산분야 협력이 강조되면서 우리 업체들의 대미 수출길이 넓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방미 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미국 전투기를 추가로 도입하는 대신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A 구입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렸던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 행사장에 고고도정찰무인기 글로벌호크가 계류되어 있는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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