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상납금 전달' 남재준 전 국정원장, 19시간 조사 후 귀가
박근혜 청와대에 특수활동비 제공 혐의…내일 이병호 전 원장 소환
2017-11-09 08:36:04 2017-11-09 08:36:04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 특수활동비를 상납한 혐의를 받고 있는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나와 19시간에 가까운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9일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에 따르면 남 전 원장은 지난 8일 오후 1시쯤부터 이날 오전 7시51분쯤까지 조사를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남 전 원장은 지난 2013년 3월부터 2014년 5월까지 근무하는 동안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등 청와대 관계자에게 매달 특수활동비를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대기업 등을 압박해 경찰 퇴직자 모임인 재향경우회 등 보수 단체에 거액의 지원금을 제공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남 전 원장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오면서 억울한 점을 소명했냐고 묻는 취재진에 "심문에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진실하게 답변했다"고 대답했다. 앞서 8일 출석한 자리에서 남 전 원장은 국정원 돈을 왜 청와대에 상납했는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에 침묵했지만, 억울하냐는 물음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남 전 원장은 최근 수사 도중 사망한 피의자에 대해 "국정원 직원들은 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마지막 보루이자 최고의 전사들이다. 그러한 그들이 그들의 헌신과 희생에 대해 찬사를 받지 못할망정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참담한 일에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낀다"며 "이 자리를 빌려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검찰은 오는 10일 오전 9시30분 이병호 전 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예정이다. 검찰은 조만간 이병기 전 원장도 불러 조사를 진행하고, 이·안 전 비서관과 함께 돈을 받은 피의자로 판단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방식과 시기를 검토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수자 측 피의자로 적시한 셈이라 조사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밤샘 조사를 받은 후 검찰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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