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미국령 괌에서 보호자 없이 자녀를 차량에 15분이 넘도록 남겨 둔 혐의로 경범죄 처벌을 받은 설모 수원지법 판사가 10일 징계 없이 구두 경고만을 받았다. 수원지법은 이종석 법원장이 설 판사에 대해 이날 구두로 엄중히 경고하고, 별도로 징계는 요청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법원장은 "대상자의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국민에게 큰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여러 사정을 고려해 별도로 징계 요청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원 관계자는 "해당 경범죄 행위는 현행법상 국내에서는 처벌 대상이 아니고, 직무 수행과 무관하게 휴가 기간 중 발생했다"며 "현지 검찰도 대상자 부부의 아동학대 혐의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공소를 취소하고, 법원도 이를 허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지 검찰의 공소장, 신용카드 결제 영수증, CCTV 기록 시각 등을 토대로 검토한 결과 대상자 부부가 자녀들을 차량에 남겨 뒀던 시간은 현지 언론에 보도된 시간보다 훨씬 짧은 20분 이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대상자도 자신의 행위가 부적절했음을 인식하고, 깊이 반성하는 자세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앞서 설 판사와 남편 윤모 변호사 부부는 지난달 2일(현지시각) 괌에 있는 한 마트에서 쇼핑을 위해 주차장에 있는 차 안에 문이 잠긴 상태로 아들과 딸을 방치한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현지 법원은 경범죄로 기소된 설 판사 부부에게 벌금형을 선고했고, 설 판사 부부는 선고 직후 벌금을 내고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설 판사는 당시 법원을 통해 "물의를 일으키고 심려를 끼쳐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송구스럽다"고 전했다. 괌이 속한 캘리포니아 등 미국의 20개 주에서는 보호자가 없는 상태에서 6세 미만의 아동을 15분 이상 차량에 방치하면 경범죄로 처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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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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