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미국시장 진출 청신호…마힌드라, 공장 설립 발표
디트로이트 지역에 조립 공장…아난드 회장 "쌍용차와 함께 진출도 방법"
2017-11-23 06:00:00 2017-11-23 06:00:00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쌍용자동차의 미국시장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쌍용차(003620) 대주주인 인도의 마힌드라그룹이 미국 디트로이트지역에 자동차 조립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마힌드라그룹 이사회가 결정하면 쌍용차도 이 공장에서 자사 모델 차량을 조립해 판매할 수 있다. 최근 내수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는 쌍용차가 수출에서도 성장 가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외신 등에 따르면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은 20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인근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곳 오번 힐스에 40만 제곱피트 면적의 자동차 조립공장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디트로이트는 한때 미국 자동차산업의 메카로 성장했지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주요 자동차기업들이 파산하면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마힌드라가 새 자동차 공장을 설립하면 이 지역에서 25년만에 새로운 자동차 공장이 들어서게 된다.
 
아난드 회장은 이날 미국공장 설립 의사를 밝히면서 “누구도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미국에서 사업을 확대한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디트로이트의 부활을 주도할 책임이 있다”며 “디트로이트가 부활한다는 것은 일자리가 늘어나고 투자가 확대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마힌드라그룹은 현재 디트로이트에 자동차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 연구소 근처에 조립공장을 함께 건설할 예정이다.
 
마힌드라는 이 공장에서 트랙터와 오프로드 모델을 먼저 생산·판매하고, 이후 승용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을 생산해 판매할 예정이다. 마힌드라는 인도 최대 SUV 생산 업체지만, 미국에서는 SUV나 승용차 판매 승인을 얻지 못해 트랙터와 스쿠터, 오프로드 차량만 판매하고 있다. 마힌드라가 미국에 공장을 설립한다고 밝히면서 쌍용차의 미국 진출도 자연스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는 SUV 강자로 마힌드라의 미국공장 양산 계획 라인업과도 일치한다.
 
아난드 회장은 “한국 자회사인 쌍용차와 함께 진출하는 방법도 있다. 미국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쌍용차는 한국에서 판매순위 3위를 차지한 완성차회사”라고 말할 정도로 쌍용차에 대한 신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쌍용차의 미국시장 진출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0년께 북미 판매를 추진중인 쌍용차는 시장 진출 기회를 좀 더 손쉽게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7월 마힌드라는 향후 5년간 북미 지역에 1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공장 설립 계획 등은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미국 진출과 관련해 “아직 아무 것도 결정난 것이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공장 건설 자체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난다 마힌드라 마힌드라그룹 회장이 지난 4월 롯데호텔 제주에서 열린 '2017년 쌍용자동차 부품협력사 콘퍼런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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