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7월27일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열린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 미팅에서 권오준(오른쪽부터) 포스코 회장, 손경식 CJ 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방중 경제사절단이 역대 최대 규모로 꾸려질 전망이다. 사드 갈등이 봉합되면서 교역 정상화 기대감과 함께 참가 열기가 뜨겁다. 재계 총수급도 다수 참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새정부 들어 사절단과의 인연이 없었던 포스코와 롯데에 특히 관심이 집중된다.
다음달 중순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일정에 맞춰 경제사절단 구성이 한창이다. 방중 경제사절단은 2015년 9월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이다. 문 대통령이 국빈 자격으로 중국을 찾는 데다, 기업들 대부분이 중국과의 사업 연관성이 커 사절단 명단에 오르기 위한 물밑작업도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6월 미국, 지난달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 번째로 꾸려지는 이번 사절단은 다양한 포럼과 비즈니스 면담에 참가한다. 접수 창구도 대한상공회의소 이외에 코트라와 한국무역협회 등 3개 단체로 늘렸다. 접수 방식은 지난 인도네시아와 마찬가지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공개모집이다. 청와대 의중을 최대한 배제해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로, 중소기업계에도 문이 열렸다.
다만, 포럼 등 정확한 일정이 잡히지 않아 접수에 혼선이 생기며 모집 기간이 늘어났다. 지난 21일부터 접수를 시작해 27일 오후 마감 계획이었으나 추가신청을 받고 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28일 “준비기간이 필요해 모집을 일찍 시작하게 됐다”며 “중소기업 참여는 많지만 대기업들은 아직 참가자와 일정 등을 잡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기업들은 눈치작전도 포착된다. 경제사절단에서 빠진 기업들의 경우 뒷말이 무성한 만큼 구설에 오르지 않기 위한 노력 차원이다. 특히 포스코와 KT, 롯데는 회장들이 방미 경제사절단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이후 청와대가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설에 휘말리면서 난감한 처지가 됐다.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고, 포스코와 KT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의혹과 더불어 정권 교체기마다 수장이 바뀐 수난사가 소문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포스코의 긴장감은 더하다. 방미 사절단의 경우 북핵 위협 앞에 한미 공조가 절실해지면서 통상 마찰을 우려해 제외됐다지만, 인도네시아의 경우 포스코가 현지에 300만t 규모의 해외 첫 일관제철소를 가동 중인 데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 가운데 투자 규모도 가장 커 참석이 유력했었다. 연이은 사절단 배제는 청와대의 의중이라는 해석을 낳으면서 포스코를 긴장 속으로 밀어넣었다. 포스코는 중국시장의 중요성을 감안해 이번에도 참가 신청을 한다. 롯데도 참가를 원하지만 신 회장의 재판으로 누가 참석할지는 정하지 못했다. KT는 인도네시아 때처럼 중국 진출 사업이 없어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