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양곤=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포스코는 미얀마를 동남아 시장 개척의 성공 사례로 꼽는다. 철강을 비롯해 무역·투자, 가스전 등 모두 8개 사업부문을 진출시켰다. 장기적 사업 기반을 닦았다지만, 실적은 확연한 정체다. 지역민과의 소송 등 현지와의 소통 부재도 드러낸다.
포스코가 미얀마에서 진행 중인 사업은 모두 8개다. 1997년 11월 미얀마포스코를 시작으로, 2004년 포스코대우 E&P(미얀마 가스전)와 2013년 1월 무역투자법인 포스코대우미얀마 등 진출 범위를 넓혔다. 다만, 미얀마 특유의 정세 불안으로 경제 성장이 정체되면서 포스코의 현지 성적표도 좋지만은 않다.
미얀마포스코강판은 올 3분기 매출 5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3% 줄었다. 판매량이 줄고, 중국산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영업손실 2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연속 적자다. 미얀마는 2015년 이후 철강 수요가 연간 200만t 규모에서 정체돼 있다. 주요 수요도 봉·형강과 도금재 중심의 건자재용이다. 포스코 미얀마 법인들이 생산하는 지붕재나 컬러강판 등과는 괴리가 있다. 20년 전 문을 연 미얀마포스코의 연 생산규모도 출범 당시와 동일한 2만t으로 제자리다. 열악한 도로와 전기 인프라에, 중국산 저가재 수입 증가 등 여건도 좋지 않다. 고금만 미얀마포스코 법인장은 "미얀마는 이제 막 성장을 시작하고 있는 단계로, 앞으로 성장 가능성은 높은 나라"라면서 "포스코 철강재의 품질 등이 알려지면서 판매량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데다, 지붕재 슈퍼스타 등 고품질의 이미지를 뿌리내린 만큼 기반 면에서는 튼튼하다는 설명이다.
미얀마 주민들은 포스코대우에 미얀마 가스전 터미널 부지 보상과 관련해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포스코
가스전 사업은 소송전에 휘말려 있다. 미얀마 주민들이 포스코대우를 상대로 절차와 토지 보상금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포스코대우가 2009년 육상가스터미널을 지으면서 토지 사용권을 가진 지역민들에게 충분한 설명과 보상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산하 공익법률상담소가 미얀마 주민들을 대리해 소송을 냈다. 총 2억900만원 규모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대우는 부지 사용 계약은 미얀마 정부와 맺은 만큼 절차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보상 문제도 주민들이 요구하는 보상액을 미얀마 정부 등이 정한 규정 등에 어긋나지 않도록 지급했다고 주장한다. 최종빈 포스코대우 상무는 "현지에서 진행한 절차는 미얀마 정부가 정한 것을 따랐다"며 "절차나 보상 등에 있어 문제가 없다고 보지만, 소송을 제기한 만큼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미얀마 양곤=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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