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바꾼다’ 서울시 조직문화, 얼마나 바뀔까
직원 사망 두 달, 혁신대책 5차까지 발표
추가과제 발굴 예정, 업무부담 완화 등 초점
2017-11-30 15:59:12 2017-11-30 17:40:34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두 달 전 격무에 못이겨 소속 공무원이 사망한 서울시가 연이어 조직문화 혁신대책을 발표하면서 실제 조직 변화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9월 사건 이후 ▲인사제도 개선 ▲업무부담 완화 ▲직원사기 제고 등 3대 분야를 중심으로 모두 20호로 이뤄진 세부 시행과제를 11월 한 달 간 5차에 걸쳐 발표했다.
 
조직 내 과중한 업무부담, 관리자 리더십 등 조직문화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직원들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조직문화 혁신대책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조직문화 혁신대책은 소통간담회, 직원정례조례, 업무포털 자유게시판 등을 통해 신규·하위직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수렴해 상향식 방식으로 수립했다.
 
당장 직원들 간 공감대를 이루고 체감도가 높은 과제를 우선 반영하고 향후 보완사항이나 새로운 요구사항은 모니터링을 거쳐 반영할 계획이다.
 
직원 의견수렴 과정에서 가장 많은 문제 제기가 있었던 인사제도 개선이 가장 눈에 띈다. 세부적으로 5급 이상 관리자 직원 다면평가 활용 확대, 희망전보제도 개선, 5급 이상 관리자 승진심사 직원참여 확대, 직급별 정원 구성 비율 조정, 전문직위·전문관 제도 운영 내실화 등이 추진된다.
 
5급 이상 전체 관리자에 대해 직원다면평가를 전면 실시하고, 자질이 부족한 직원이 관리자로 승진되는 사례가 없도록 상향식 인사제도를 도입, 당장 지난 27일부터 12월1일까지 내년 상반기 다면평가를 실시 중이다.
 
희망전보제도를 혁신해 필수보직기간을 단축하고 정기인사를 확대해 격무부서 직원들만 순환 재배치되는 악순환 구조를 해소한다.
 
복잡한 업무에 적절한 인력으로 대응하도록 직급별 정원 구성 비율을 4급 이상 4%, 5급 15%, 6급 34% 등으로 상향 조정한다.
 
장기간 방치됐던 노동 관행을 개선하고 일-가정 양립을 위해 직원 업무부담 완화를 위한 조치도 이뤄졌다.
 
시장요청사항 사전조정제도, 실무인력 충원, 팀장 고유 업무 부여, 회의 운영 방식 개선, 민원부서에 퇴직공무원 역량 활용, 균형성과관리 및 재난·안전 리스크 관리 개선, 성과·사업평가 중복성 해소, 민선6기 일부 사업 재조정, 서무업무 통폐합 추진 등이다.
 
시장요청사항 전달체계를 기획담당관으로 일원화하고 부서 의견수렴과 사전평가 등을 거쳐 시장요청사항의 사전 타당성 검토를 시행한다.
 
시는 정원 조례안 개정을 거쳐 5급 이하 실무인력을 우선 373명, 내년 하반기까지 500명 이상 단계적으로 충원해 기피·격무부서에 인력을 보강해 업무부담을 줄인다.
 
실무인력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자 부서장 책임 아래 팀장 개별업무 부담을 추진한다. 효과성이 낮거나 목표 달성이 불가능한 민선 6기 일부 사업의 경우 우선순위를 검토해 목표를 조정하거나 사업을 종결해 사업부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부담을 줄일 예정이다.
 
서울시의회도 서울시 직원 업무부담 경감에 동참하고자 ‘의원요구자료 48시간 전 집행부 통지’ 등을 함께 시행하고 있으며, 의회 요구자료 관리체계 개선 등을 추진 중이다.
 
임용 후 2년 이하의 신규 직원은 주무과나 과별 주무팀 배치를 지양하고, 이해·숙련과정이 필요한 총괄업무나 마스터플랜 등 종합계획 수립 업무 등에서 제외돼 적절한 업무 분장이 추진되도록 한다.
 
신규 임용자에 대해 이뤄지는 임용 전 교육과정을 7주에서 10주로 확대하고 직장교육을 강화해 신속한 업무역량 강화 및 조직 적응을 도울 계획이다.
 
시는 경직된 공직문화와 과도한 업무부담으로 인한 만족도 저하 등을 벗어나고자 직원 후생복지 강화, 관리자 감성리더십 교육 강화, 직원이 편안한 사무환경 개선·확충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조직문화 혁신대책을 두고 행안부의 총액인건비 제한이나 전체 업무량 조절 등 없이는 또다시 ‘빛좋은 개살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이전에 수 차례 발표됐던 대책들이 ‘반 쪽 짜리’에 그쳐 인력 편중, 업무부담 과중 등의 문제를 낳았던 만큼 대책 그 자체보단 실제 조직 운영 과정에서 내부 소통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한 서울시 공무원은 “이전에도 좋은 제도는 많았지만 유명무실해지면서 지금의 문제를 만든 것”이라며 “실제 시행 과정에서 직원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서울시 간부들과 칸막이 없는 열린 공간에서 토론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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