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한국e스포츠협회 자금 유용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다시 소환됐다. 전 전 수석은 이날 오후 1시57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자리에서 롯데홈쇼핑과
GS홈쇼핑(028150)의 후원금에 대해 "저와는 상관없는 일이고, 모르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전 전 수석은 "우선 e스포츠 산업은 4차 산업혁명의 매우 중요한 주역으로서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는 몇 안 되는 분야의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일찍부터 이 분야에 대해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해 왔고, 특별히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같은 종합적인 판단을 하고, 상식적으로 조언을 했다"며 "앞으로도 똑같은 기회가 있다면 똑같은 조언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으로 협회 회장을 역임했던 전 전 수석은 2015년 롯데홈쇼핑과 GS홈쇼핑이 협회에 후원금을 내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 전 수석은 롯데가 발행한 상품권을 가족이 사용하도록 하고,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으로 근무했던 윤모씨 등이 롯데홈쇼핑의 협회 후원금 3억원 중 1억1000만원을 횡령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이 청와대 재직 당시 기획재정부가 협회에 20억원의 예산을 더 배정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전 전 수석에 대한 조사 후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0일 전 전 수석을 피의자로 조사하고, 22일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제3자뇌물)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강부영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그달 25일 "피의자의 범행 관여 여부와 범위에 관해 다툴 여지가 있다"며 "관련 자료가 대부분 수집된 것으로 보이고, 관련자들이 구속돼 진술 조작 등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낮은 점, 피의자가 도망할 염려가 크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한국 e스포츠협회 비리 의혹과 관련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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