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문경 기자] 임지훈표
카카오(035720)가 내년 대형 인수합병(M&A)를 목표로 자금 확보에 나서는 동시에 단일 사상 최대 규모인 스타트업 투자 조합을 결성하는 등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특히 한국 토종기업인 카카오는 해외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모바일 콘텐츠·플랫폼 기업 인수를 통해 본격적으로 글로벌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키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 자회사 케이큐브벤처스는 18일 760억원 규모의 투자 조합 'KIF-카카오 우리은행 기술금융투자펀드'를 조성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결성된 펀드는 회사가 지난 2012년 4월 출범 이후 결성된 여섯개의 펀드 중 단일 최대 규모다. 이번 펀드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핵심 기술력을 지닌 스타트업에게 초기 성장 단계부터 투자를 통해 지원할 계획이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가 지난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에서 열린 ‘카카오 비즈니스 컨퍼런스 2016’에서 주요 사업 전략과 광고 사업에 대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KIF투자조합과 성장사다리펀드, 한국모태펀드, 우리은행 등이 유한펀드출자자(LP)로 결정됐으며 케이큐브벤처스는 위탁운용사(GP)로서의 역할을 한다. KIF투자조합은 180억원을, 성장사다리펀드 내 기술금융투자펀드로에서 150억원을, 한국모태펀드 3차 정시 출자사업에서 130억원을 출자했다.
카카오는 펀드 결성에 앞서 글로벌 인수합병(M&A) 자금을 마련하고자 최대 10억달러(1조892억원)의 해외 투자 유치를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회사는 지난 15일 이사회가 10억달러 상당의 해외주식예탁증권(GDR)을 발행해 싱가포르증권거래소에 상장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회사는 제3자 배정 방식으로 발행된 신주(보통주)를 해외 예탁기관(Citibank, N.A.)에 맡기고 예탁된 원주를 기초로 해외 DR을 발행해 해외 기관투자자에게 배정한다. 내년 1월25일에 GDR이 발행될 예정이고 이후 2월2일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해외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 인수를 통해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키운다. 조달된 자금 10억달러 중 9억달러를 모바일 중심의 글로벌 콘텐츠 혹은 플랫폼 회사의 인수합병에 쓸 예정이다. 투자 목표 시기는 내년이며 투자 지역은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와 북미 등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게임과 동영상, 웹툰 등 우수 콘텐츠를 보유한 기업이나 지속적인 이용자수 성장 위한 잠재성 있는 플랫폼기업에 투자할 예정"이라며 "우수한 콘텐츠에 대한 IP와 판권 확보를 적극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해외시장 진출의 일환으로 내년부터 콘텐츠 관련 글로벌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1억달러는 AI 등 4차산업 관련 국내외 기업과 기술 투자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강화 학습, 비지도 학습, 신경망 학습 최적화 등 인공지능 원천 기술 확보 및 우수 인재 확보하고 IoT와 로봇, 자율주행자동차 등 4차 산업 관련 업계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국내외 기술 투자에 나선다. 국내를 포함해 북미, 중국 등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를 진행한다. 이르면 내년부터 투자에 나선다.
카카오가 했던 역대 최대 M&A는 2016년 초 음원 플랫폼 기업인 '로엔엔터테인먼트'를 홍콩 사모펀드에서 1조8700억원에 사들인 거래였다. 로엔엔터는 국내 최대 음원 서비스인 '멜론'을 거느린 회사로, 현재 카카오의 수익을 책임지는 핵심 자회사로 꼽힌다.
한편 국내 경쟁 업체인 네이버도 유렵 현지의 AI 관련 스타트업 인수 및 투자를 통해 글로벌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디지털경제 장관과 유럽 금융전문가 앙투안 드레쉬가 설립한 코렐리아 캐피탈 'K-펀드 1'에1억유로(1287억원)를 출자하기도 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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