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CES 2018에서 음질로 맞붙는다. 전투는 사운드바에서 치러진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9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서 슬림형 사운드바를 선보인다. 바 형태의 벽걸이형 TV 전용 스피커로, 두께를 기존 대비 41% 수준으로 줄여 실내 인테리어에 최적화시켰다. 얇은 두께에도 불구하고 사운드바 본체에 저음을 내는 우퍼 4개를 포함해 총 7개의 스피커 유닛이 내장돼 3채널의 강력한 서라운드 사운드를 구현한다. 미국에 있는 삼성전자 오디오랩에서 개발한 독자기술 '디스토션 캔슬링' 알고리즘이 적용돼 스피커 유닛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예측할 수도 있다.
LG전자는 입체음향 시스템인 돌비 애트모스 기능을 적용한 사운드바 라인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영국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메리디안오디오와 협업한 제품을 내놓는다. 돌비 애트모스는 화면에 나오는 사물의 움직임이나 위치에 따라 소리가 사용자의 앞·뒤·위에서 들리는 것처럼 만들어준다. 특히 메리디안과의 협업을 통해 내장 스피커 5개, 서브 우퍼 1개, 업파이어링 스피커 2개를 탑재해 강력한 출력을 갖췄다. 돌비 애트모스를 구현하는 데 최적화됐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CES 2018에서 기능이 향상된 사운드바를 선보인다. 사진/삼성전자
양사가 사운드바에 힘을 주는 이유는 TV 화면이 점점 커지고 화질도 좋아지면서, 음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커졌기 때문이다.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도 생산되면서 음질 강화의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사운드바는 독립성보다, TV 음향을 보완하는 제품으로 인식된다. 때문에 TV 브랜드 파워가 높은 삼성전자는 보스, 소노스 등 오디오 전문회사를 제치고 이 시장에서 2009년부터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OLED TV 선두주자인 LG전자로서도 해볼 만한 시장이다. 프리미엄 TV 시장 강화를 위해 갖춰야 할 조건으로도 인식된다.
양사는 사운드바에 머물지 않고 오디오 전 제품으로 음질 경쟁을 이어간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적용되는 스마트홈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도 내재됐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수한 하만과, LG전자는 이번에 파트너십을 체결한 메리디안과의 협업이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오디오 기술은 TV뿐 아니라 가상현실(VR)·웨어러블 기기, 스마트가전 등에 폭넓게 적용 가능할 만큼 확장성이 무한하다"며 "AI가 음성으로 사람과 소통하는 시대가 다가오면서 고음질에 대한 경쟁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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