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정부가 삼성·LG전자의 세탁기에 대한 미국의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치)에 대해 반대 입장을 강하게 나타냈다.
정부와 업계는 현지시간으로 3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서 열린 '세탁기 세이프가드 공청회'에 참석해 미국의 수입규제 조치에 대한 반대 입장을 적극 표명했다고 산업통상자원부는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삼성과 LG전자가 수출하는 세탁기에 대해 저율관세할당(TRQ)을 120만대로 설정하고, 쿼터 내 물량에 대해서는 20%의 관세를, 이 물량을 넘어 수입되는 세탁기에 첫해 50%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권고안을 내놨다.
이번 공청회는 ITC 외에 USTR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별도 보고토록 한 규정에 따라 관계자들의 의견 수렴을 위해 열렸다.
정부는 공청회에서 미국이 국내산업 보호를 위해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위반되는 세이프가드 조치를 취할 경우, 전세계적인 수입규제조치 남용을 초래하고, 미국의 수출 이익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ITC 일부 위원들이 권고한 '쿼터 내 물량에 대한 관세 부과'는 WTO 세이프가드 협정 제5.1조의 수준을 초과하는 과도한 규제임을 지적했다.
세이프가드 협정 제5.1조는 세이프가드 조치가 심각한 피해를 방지하거나 구제하고 조정을 촉진하는데 필요한 범위 내에서만 취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이 규정에 따라 한국산 세탁기 수입이 미국 국내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지 않았으므로 세이프가드 조치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헨리 맥마스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랄프 노만 연방하원의원, 킴 맥밀란 테네시 클락스빌 시장 등 미국의 주요 인사도 참여해 세이프가드 조치는 우리기업의 미국 내 공장 가동 계획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미국 경제에도 부정적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하지만 세이프가드 조치를 제소한 월풀과 GE 등은 여전히 50%의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강력한 수입제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한편 USTR은 이번 공청회 결과를 토대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구체적인 세이프가드 조치를 권고할 예정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ITC와 USTR의 권고안과 미국의 경제적 이익 등을 고려해 다음달 중으로 최종 조치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지시간으로 3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서 열린 '세탁기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 가드) 공청회'에서 정부는 반대 입장을 적극 표명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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