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횡령·배임 등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부장 김양수)는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배임)·업무상횡령 혐의로 조 회장을 불구속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 회장은 김모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 대표와 공모해 지난 2013년 7월 자신이 부담해야 할 외국 투자자의 풋옵션 행사에 따른 주식 재매수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가 유상감자와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게 해 179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08년 9월부터 2009년 4월까지 특수관계인 거래금지 약정을 위배해 개인 자금으로 구매한 미술품 38점을 효성 아트펀드에 편입해 12억원 상당의 차익을 취득하고, 아트펀드에 손해를 끼친 것으로도 조사됐다.
조 회장은 2007년부터 2012년 3월까지
효성(004800) 직원으로 근무하지 않은 김모씨 등 명의의 허위 급여 3억7000만원을 임의로 사용하고, 전 효성인포메이션 대표 류모씨와 공모해 2002년 2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효성인포메이션 직원으로 근무하지 않은 한모씨에게 허위 급여 12억4300만원을 지급한 혐의도 적용됐다. 류씨는 2007년 8월부터 2011년 5월까지 허위 용역비·통신비 등으로 갤럭시아 소그룹 회사인 갤럭시아컴즈,
효성ITX(094280) 등에 46억원 상당을 지원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입찰방해 혐의로 10일 박모 효성 상무를 구속기소하고, 이날 납품업체 H사 대표 홍모씨 등 5명을 불구속기소했다. 이들은 2008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효성과
진흥기업(002780)에 대한 타일 납품 과정에서 입찰방해 행위로 홍씨에게 98억원 상당의 수익을 얻게 하고, 홈네트워크와 조명 납품 과정에서 H사 등을 끼워 넣는 방법으로 업무상배임 행위를 해 홍씨에게 120억원의 수익을 얻게 하면서 효성과 진흥기업에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해 11월 서울 마포구 공덕동 효성 본사를 비롯해 효성 관계사 4곳, 관련자 주거지 4곳 등을 압수수색했으며, 이달 17일 조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20시간이 넘도록 조사를 진행했다. 조 회장은 출석 당시 부실 계열사를 지원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집안 문제로 여러 가지 물의를 일으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100억원 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고개를 숙인 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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