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 커지는 카카오뱅크, 또 시스템 오류…"그럴 수 있어" 안일한 대처
지난 19일부터 3일간 신용대출 불가…카뱅 "불편 접수된 적 없어"
금감원 "비대면이다보니 문제 가능성 크다"
2018-01-25 17:03:40 2018-01-25 17:03:40
[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 지난 19일 오후 김 모씨(35세)는 이사비용에 보태기 위해 주거래 은행으로 쓰고 있는 카카오뱅크에 대출을 신청했다. 은행 영업 시간이 끝난 탓에 언제나 간단하게 대출여부 조회가 가능하다는 소문에 카카오뱅크를 선택했지만, 마지막 단계에서 통신 오류가 발생하며 대출을 진행할 수 없었다. 김 씨는 주말 동안 몇 차례 반복해서 대출절차를 밟았지만 연달아 통신오류 메시지만 받았다. 카카오뱅크의 시스템 오류가 복구된 것은 처음 대출 신청 후 3일이 지나서였다.
 
김 씨는 "365일 아무 때나 이용할 수 있는 게 인터넷은행의 장점인데 처음 카카오뱅크가 나와서 대출접수가 붐빌 때도 아니고 왜 대출 진행이 안되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원인을 알기 위해 고객센터에 문의하니 반복하면 성공할 수 있다거나 인터넷 은행이면서도 서류 접수를 권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가 최근 전월세대출을 내놓은 가운데 이같은 전산시스템이 오류가 또 다시 발생하면서 불안감을 증폭 시키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을 통해 고객정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 등 대출상품 이용이 불가능했던 것이다. 당시 카카오뱅크 측은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정보를 가져오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고 안내했다. 금융권에서는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은행에서 시스템 오류 발생은 치명적인데 카카오뱅크는 대수롭지 않게 대처하고 있다며 높은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25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대출 과정에서 신청자의 직장 및 소득정보 확인을 위해 건강보험공단의 자료를 추출하는 스크래핑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스크래핑 오류는 고객의 모바일 기종이나, 통신 상황에 따라서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며 "비대면인 까닭에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무슨 원인인지 파악하고 일일이 대처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반면 건보공단 관계자는 "공단 서버에는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라며 "카카오뱅크 쪽에서 우리쪽 정보를 가져가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이같은 시스템 오류가 이어질 경우 큰 사고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객의 돈을 취급하는 은행에서 고객정보확인 절차에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인데 오류가 나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것"이라며 "현재까지는 시스템 오류로 인한 피해 규모가 크지 않지만, 잦은 사고를 방치한다면 대형 사고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카카오뱅크의 전산시스템 오류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7월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당시에도 트래픽 과다에 따른 전산시스템 과부화로 가입절차 및 대출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체크카드 신청 과정에서는 카드에 새겨진 영문 이름이 잘못 번역되기도 했으며 지난해 10월부터는 계좌에 잔액이 있음에도 체크카드가 잔액부족으로 결제 거절이 되지 않거나 결제승인 없이도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용자의 불편함이 생겼을 때 소비자가 인지할 수 있도록 유형 원인 등을 빠르게 공지하도록 한 상황"이라며 "최근에도 건보공단과 통신오류도 접수된 바 있어 장기적으로 개선안을 마련하도록 지도했다"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가 전세자금대출을 출시한 가운데 최근 전산시스템이 또다시 오류를 낸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뉴시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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