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국내 생활가전렌털 강자들이 베트남 정수시장 진출을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식수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만큼 국내 기업에 새 활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까닭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청호나이스와 SK매직은 베트남 정수기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거나, 저울질하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베트남을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로 삼을 계획이다. 내수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은 SK매직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베트남 등 해외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정수기 렌털 강자인 청호나이스는 올해 베트남 현지 단독법인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청호나이스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에 직원을 파견해 시장상황을 파악 중이다. 필터 교체 등 사후관리가 필요한 정수기 등을 판매하는 청호나이스는 먼저 현지에서 사후관리 인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국내 정수기시장은 이미 포화된 상황으로 기존에 먼저 시작한 업체들은 해외까지 눈을 돌리는 상황"이라며 "베트남 진출은 동남아시장 전체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거점을 마련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SK매직은 동남아 시장 중 베트남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수기를 포함한 렌털 비즈니스 사업으로 해외 매출 비중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SK매직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내수 비중이 98~99%를 차지하는 내수 중심 기업이다. 2위권 렌털 업체로 도약한 국내 시장의 성장을 발판으로 해외까지 보폭을 넓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모회사인 종합 상사 SK네트웍스가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강점으로 꼽힌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에 따르면 베트남 정수시장은 2016~2021년 연평균 12.4%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은 물 부족, 수자원 오염 등으로 식수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나라다. 이주현 베트남 호치민무역관은 "현지인들의 생활 수준 향상,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 수질 오염에 대한 인식 향상 등은 베트남 정수시장 성장을 견인할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렌털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하는 경쟁 업체 코웨이와 쿠쿠홈시스가 같은 동남아권인 말레이시아 시장에 안착한 것 점도 베트남 진출 모색의 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웨이 말레이시아 법인은 지난해 3분기 기준 60만계정을 돌파하며 말레이시아 정수기 제품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국내 생활가전업체들의 렌털 비즈니스가 동남아에서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수기시장 포화뿐만 아니라 국내시장의 성장은 한계가 분명해 해외시장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앞선 진출한 선발 업체들이 동남아에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해외시장 진출 추진에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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