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한진 기자] 정부가 강남 주택 시장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는 가운데 ‘보유세 인상’ 카드를 조기에 꺼낼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건축연한강화(30→40년) 방안과 재건축부담금 시뮬레이션이 공개되면서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이 둔화되는 등 부동산 시장은 눈치 보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빠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중에는 보유세 인상에 대한 정부의 방향성을 읽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 26일 한 행사에서 부동산 보유세에 대해 “다가구 주택 보유자와의 과세 형평성 문제와 보유세와 거래세 조화 문제,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상당히 신중하게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빠르면 이달이나 2월 중에 구성되는 조세재정개혁특위에서 논의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보유세 인상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세부담 증가가 강남 등 부동산 과열지역은 물론 주택 소유자 다수에게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보유세 개편 방향은 종합부동산세를 손질하는 방법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가 보유세 인상에 대해 신중을 거듭하고 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도입 시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면서 시장에 시그널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보유세 인상도 실행 가능한 선택지 가운데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규제 강화 카드가 잇달아 나오면서 주택 시장은 숨을 죽이는 모습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0.43%로 전주(0.53%)보다 둔화했다. 같은 기간 재건축 아파트값은 0.79%의 상승률을 보인 가운데 초과이익환수제를 영향을 받는 송파구(1.88%→0.54%)와 서초구(0.80%→0.17%)의 상승세가 크게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비해 규제에서 다소 자유로운 강동구(1.73%→2.20%)과 강남구(0.68%→1.00%)은 오름세로 전환했다.
최근 시장은 규제 대상 지역을 중심으로는 위기감이 확단되는 모습이다. 초과이익환수 부담금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단지와 재건축 가능연한 30년 도래 단지 등에서 호가를 낮추거나 실매물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재건축 장기보유자에 대한 조합원 지위양도가 지난 25일부터 허용된 가운데 5월부터 재건축 부담금 청구서가 부과될 경우 매물이 더 풀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정부의 재건축부담금 예상치와 조합 전망의 간격이 큰 만큼 상황을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도 감지되는 상황이다.
이미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정부의 규제에 따라 매수 심리가 위축될 경우 거래 소강상태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한 단지 대상으로 매도 호가 상승이 여전히 나타나 ‘투기 불씨’가 사그라 들지 않으면 보유세 강화가 담긴 추가 대책이 나올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보유세 인상 여부에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사진/뉴시스
조한진 기자 hj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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