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금융계열사 CEO도 대폭 물갈이 전망…부사장급 대상 내부발탁 유력
생명·화재 8일 임추위 개최…원기찬 삼성카드 사장만 연임 기대
2018-02-07 15:34:48 2018-02-07 15:34:48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삼성생명(032830)삼성화재(000810), 삼성증권(016360), 삼성카드(029780) 등 삼성 금융계열사들의 사장단 교체가 임박했다. CEO 60세 퇴진 룰에 따라 대폭 물갈이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내부 승진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각 계열사 부사장급이 후보군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화재는 8일, 삼성증권은 오는 9일 각각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CEO 인선에 착수할 예정이다.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이미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카드는 아직까지 임추위 일정은 물론, 원기찬 사장의 연임 여부도 불투명하다. 원 사장의 경우 올해 58세로 ‘CEO 60세 퇴진 룰’에 해당하지 않아 연임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카드를 제외한 계열사들에서는 그룹 내부 인사 발탁이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한 삼성 금융계열사 관계자는 “다음달 주주총회 일정을 고려하면 이번주 안에 임추위를 열어 사장 후보를 추천해야 한다”며 “우리가 갖고 있는 풀 밖에서 후보를 추천하려면 임추위에 앞서 이사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이런 절차들을 고려하면 외부 인사를 사장 후보로 추천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내부 인사 발탁 시 새 사장단으로는 최신형 대표이사실 삼성생명 담당 임원(부사장), 심종극 삼성생명 전략영업본부장(부사장), 현성철 삼성화재 전략영업본부장(부사장), 최영무 삼성화재 자동차보험본부장(부사장) 등 부사장급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부사장급 CEO인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대표와 정준호 삼성카드 부사장(리스크관리실장), 전영묵 삼성증권 부사장(경영지원실장)도 후보로 거론된다.
 
왼쪽부터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사진/뉴시스
다만 인사의 구체적인 내용과 관련해선 그룹 내부에서도 보안이 철저하다. 삼성 금융계열사들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사지배구조법) 개정 이후 처음으로 임추위를 통해 사장 후보를 선출하는 만큼, 임추위가 허수아비가 아니라는 걸 증명하려면 보안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후보 명단이 사전에 공유되면 사외이사들의 판단에 외적 변수가 개입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한 계열사의 사회이사는 “임추위에 참석하라고 통보를 받았지만 우리는 후보가 단수인지 복수인지조차 모른다”며 “나를 비롯해 다른 사외이사들도 임추위의 독립성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이해하고 각자 지닌 전문성을 기초로 철저히 검증하고 추천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계열사 관계자는 “그룹 내부적으로 후보를 결정했다고 하더라도 임추위에서 사외이사들이 추천을 거부할 수 있다”며 “이런 방식으로 사장 후보를 추천하는 건 법이 바뀌고 처음인 만큼, 임추위가 열리면 사측과 사외이사들 간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사장단 인선이 완료되면 전자, 물산에 이어 금융계열사들도 맡형격인 삼성생명을 필두로 사업지원 태스크포트(TF)가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 관계자는 “누가 팀장을 맡을지는 아직까지 모르지만, 조만간 금융계열사들도 계열사 간 업무 조율을 담당하는 TF가 생길 것”이라며 “이사회 의결 같은 절차가 불필요해 준비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바로 후속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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