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2월 임시국회가 빈손으로 끝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을 받는 자유한국당 소속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의 사임 건을 두고 여야가 대치하면서 민생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여야 간 지루한 대치가 이어지며 네 탓 공방만 심화되는 형국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권성동 법사위원장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당이 국회 보이콧을 벌이고 있다”며 “범죄 혐의가 있는 의원을 보호하기 위한 ‘방탄 국회’는 들어봤어도 ‘보이콧 국회’는 처음 들어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 대표는 “권 위원장은 검찰의 수사대상으로 오른 만큼, 법사위원장 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수사에 응해야 할 것”이라며 “조속히 국회 정상화에 나서 산적한 민생법안 처리에 나서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민생법안을 처리하려면 지금 각 상임위들이 발에 땀나도록 뛰어도 부족한 시간인데, 한국당은 민생법안 심사 자체를 방기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반면 한국당은 국회 파행의 책임이 여당에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핫이슈로 부상한 ‘남북정상회담’에 화력을 모았다. 특히 남북 정상회담에 앞서 북핵 폐기가 선행돼야 한다며 압박을 이어갔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북핵 폐기가 전제되지 않은 대통령의 방북은 핵 개발 축하사절단에 불과하며, 이는 명백한 이적행위”라고 밝혔다. 신보라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오늘도 국회 파행의 책임을 남탓으로 돌리며, 법사위원장 직을 물고 늘어지고 있다”며 “국회 정상화는 안중에도 없으면서 평화 공세를 펴는 김여정, 현송월 띄우기에만 혈안 돼 있는 게 지금 민주당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회보다 지역구 챙기기를 우선시하는 의원들의 개인 일정도 상황을 어렵게 한다. 현재로선 설 연휴가 시작되는 15일 전까지 법안을 심사하고, 20일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기로 했던 여야의 약속은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다. 광역의회 의원정수와 선거구를 획정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예산 집행을 위해 반드시 통과시켜야 하는 아동수당법, 기초연금, 장애인연금법 개정안 등의 처리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설날을 나흘 앞둔 1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로비에 의원들 앞으로 도착한 선물들이 쌓여있다. 사진/뉴시스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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