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글로벌 IT공룡 규제 나설까…페북, 이르면 이달 결론
페북, 전기통신사업법 저촉 여부 관심…애플스토어는 '형평성'이 이슈
2018-02-18 16:52:23 2018-02-18 16:52:23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글로벌 공룡 페이스북과 애플이 국내에서 규제 대상에 오를지가 관심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르면 이달말 페이스북의 규제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6년 12월 임의로 접속경로를 변경해 국내 일부 사용자들의 불편을 초래했다. 당시 페이스북은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에게 캐시서버를 둘 것을 요청했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페이스북은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가입자들의 페이스북 접속 경로를 변경하면서 인터넷 속도가 저하됐다. KT는 페이스북과 중계접속 계약을 맺고 캐시서버를 운영 중이다.
 
방통위는 페이스북 사례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전기통신사업법의 부가통신사업자에 해당된다면 국내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힐 경우, 국내 사업자와 동일한 처벌을 받게 된다. 부가통신사업자는 전기통신사업법 상의 방송·통신사업자가 아닌 부가 서비스 사업자를 말한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지난 1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페이스북은 정보통신사업법 저촉 여부를 결정하는 첫 사례"라며 "면밀하게 한 치의 오점도 남기지 않게 검토 중이며 이르면 2월말, 늦어도 3월초에 결론을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과 같은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인터넷 기업을 규제하기 위한 법안도 발의될 예정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김 의원의 발의안은 ▲전기통신사업법을 역외에도 적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역외적용 원칙 설정  ▲글로벌 인터넷기업들의 역외 적용을 위한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 도입 ▲금지행위의 적용에 따른 이용자나 사업자 차별 금지 등이 골자다. 
 
김 의원은 앞서 국내 인터넷 기업의 규제 법안도 발의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지난해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대형 포털 사업자들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뉴노멀법)을 발의했다. 뉴노멀법은 포털 사업자들이 정기적으로 시장 독과점 여부를 평가받고 회계·통계 자료도 제출하도록 규정했다. 평가 결과에 따라 시장점유율이나 신규사업 진출이 제한될 수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전체 회의 모습. 사진/뉴시스
 
애플도 규제 대상에 오를지 관심이다. 애플은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오픈한 국내 1호 애플스토어에서 신분증스캐너를 무선으로 아이패드와 연결해 휴대폰 개통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이동통신 3사에 요구했다. 기존 휴대폰 대리점과 판매점들은 신분증스캐너를 PC에 유선으로 연결해 사용 중이다. 신분증스캐너는 휴대폰 개통에 앞서 신분증으로 본인 확인을 하는 단말기다. 이에 대해 기존 대리점과 판매점들은 형평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애플과 같은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자사의 유통점인 디지털프라자와 베스트숍에서 신분증스캐너를 유선으로 사용 중이다.
 
또 애플은 이통사들에게 개통외의 요금수납·사후서비스(AS) 접수·요금제 변경 등 각종 서비스 업무를 하지 않겠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망 관계자는 18일 "개통 업무만 하겠다는 것은 수익이 되는 판매 장려금만 받고 다른 소비자 서비스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애플도 대리점 지위를 취득한다면 기존 국내 대리점들과 같은 업무를 병행해야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방통위도 유통망과의 형평성 유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애플과 이통사의 계약 관계"라며 "하지만 기존 유통망과의 차별적인 특혜를 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7일 열린 방통위 업무보고에서 "애플이 가입자의 본인 확인을 아이패드로 무선으로 하겠다고 하는 것은 행정안전부의 고시와 충돌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재 애플스토어에서는 공기계 휴대폰 구매만 가능하다. 이통사들이 애플스토어에 대리점 코드를 부여하는 전산 시스템 개발 작업이 완료되지 않았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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