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등 북측 고위급대표단이 25일 2박3일 일정으로 방남했다. 자유한국당은 김 부위원장의 방남에 거세게 반발했다.
김 부위원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수행원 6명 등 8명으로 구성된 북한 고위급대표단은 이날 오전 경의선 육로를 통해 군사분계선을 넘은 뒤,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했다. 간단한 입경 절차를 마친 뒤 전진교를 통과해 서울로 향했다. 이어 경기 남양주의 덕소역으로 이동한 후 경강선 KTX에 탑승해 강원도 평창으로 떠났다.
당초 한국당 의원들은 김 부위원장의 방남 저지를 위해 전날 저녁부터 통일대교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정부가 한국당 의원들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북측 대표단을 전진교로 우회시킨 것으로 보인다. 전진교는 372번 일반도로상에 있는 다리로, 민간인통제 초소가 설치돼 있지만 다리 자체를 통제하고 있지는 않은 상태다. 국방부도 이날 “북측 고위급대표단이 이용한 도로는 ‘지방도 372번 일반도로’로서 군사도로 또는 전술도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북측 대표단이 전진교를 통해 서울로 향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분통을 터트렸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결국 살인마 전범 김영철이 대한민국을 범했다”며 “정부가 김영철에게 샛문을 열어준 것은 권력남용, 국정농단, 반역행위”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김 부위원장의 방남 경로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김학용 국회 국방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현 정부는 어처구니없게도 우리 군의 기밀사항인 군 작전도로를 주적인 북한에 알려주는 우를 범했다”면서 “김영철 일행에게 우리 군의 작전구역을 공개한 국방부의 결정에 대해 국방위 전체회의를 소집, 그 진상을 밝히고 책임소재를 분명히 따져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당을 향해 전형적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정치공세‘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국당은 박근혜정부 때인 2014년 10월 김 부위원장이 국방위원회 서기실 책임참사 겸 정찰총국장 자격으로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국방부와 회담한 것에 대해 “대화 시도가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는 일련의 상황들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논평한 바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5일 오전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 남단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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