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생체인증 기업들이 삼성전자 갤럭시S9의 홍채·얼굴 멀티 인식 기능에 주목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공개된 갤럭시S9은 홍채 인식이 어려운 야외에서는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하고 빛이 부족한 곳에서는 자동으로 홍채를 인식해 잠금을 해제한다.
안군식 한국전자인증 이사는 26일 "생체인식은 위조가 어렵지만 가능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어 갤럭시S9와 같은 멀티 인식 기능이 보안을 강화해줄 것"이라며 "사용자와 인증 서비스 기업 모두에게 안전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김재중 한국정보인증 연구소장은 "갤럭시S9으로 인해 홍채 인식이 가능한 기기들이 더 늘면서 사용자들도 홍채 인증을 더 많이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생체인증은 멀티 인증으로 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국내 출시된 아이폰X(텐)은 지문 인식 기능 대신 얼굴 인식 기능인 '페이스ID'를 선보였다. 신한·우리 등 주요 은행들도 자사의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에 페이스ID를 도입했다.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삼성 언팩 참석자들이 갤럭시S9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스마트폰 홍채 인식 기능은 지난 2016년 삼성전자가 출시했다가 배터리 결함으로 단종된 갤럭시노트7에 처음 탑재됐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의 부품을 재활용해 갤럭시노트FE가 시장에 다시 나왔고 이후 갤럭시S8과 갤럭시노트8에 이어 갤럭시S9까지 홍채 인식이 가능한 스마트폰은 4종이 됐다.
삼성전자는 인증서 발급이나 생체인증 서비스를 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홍채인식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공급하고 있다. 서비스 기업들은 자사의 다양한 서비스에 홍채인식 기능을 추가할 경우 삼성전자의 API를 이용해 개발한다.
삼성전자는 홍채인식 서비스를 늘리기 위해 힘쓰고 있지만 홍채인식이 가능한 스마트폰은 아직 지문인식에 비해 기기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LG전자, 애플, 중국 제조사까지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지문 인식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갤럭시S9의 지문 인식 기능도 강화했다. 갤럭시S9의 지문 인식은 정보에 따라 다른 손가락을 등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잠금 화면 해제와 보안 폴더 접속용에 각기 다른 손가락의 지문 정보를 등록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출시된 갤럭시S5를 통해 지문 인식 기능을 처음 선보였다. 이후 갤럭시S 시리즈뿐만 아니라 중저가 모델인 갤럭시A 시리즈에도 지문 인식 기능을 탑재했다. 사용 가능한 기기들이 늘면서 은행들도 지문인증 기능을 속속 도입했고 대표적인 생체인증 기능으로 자리잡았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AMI에 따르면 전세계 생체인증 시장 규모는 지난 2015년 26억달러(약 2조8000억원)에서 2020년 346억달러(약 37조1500억원)로 급증할 전망이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생체인증은 얼굴·홍채·지문을 넘어 맥박수 등 동적인 생체정보까지 활용하는 단계로 진화할 것"이라며 "사용자들은 자신의 생체정보가 해커의 타깃이 되기 쉬운 중앙 서버가 아닌 각 단말기에만 저장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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