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대웅제약이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새로운 당뇨신약을 도입했다. 이번 협업으로 당뇨치료제 시장에 판도변화가 생길지 관련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웅제약은 LG화학 '제미글로'를 도입해 740억원대까지 키워내 당뇨 시장 '미다스 손'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최근 한국아스트라네제카와 SGLT-2억제제 계열 '포시가(복합제 직듀오 포함)' 유통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가 3월부터 공동으로 포시가를 판매하게 된다. 포시가와 직듀오는 지난해 300억원 처방액 규모를 보였다.
대웅제약은 LG화학의 제미글로와 함께 당뇨 도입약을 2개 보유하게 됐다. 양사는 2016년 DPP-4억제제 계열 제미글로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대웅제약은 DPP-4와 SGLT-2 등 다양한 계열 약물을 보유해 당뇨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포석이다.
당뇨치료제는 비구아니드(메트포르민), DPP-4, 설포닐우레아(SU), 글리타존 등 다양한 계열 약물이 있다. 의료진은 환자의 혈당 조절이 충분하지 않으면 다른 계열 치료제를 병용 처방한다. SGLT-2는 2014년 가장 늦게 나온 계열 약물이다. 국내 출시된 SGLT-2는 포시가를 포함해 베링게인겔하임의 '자디앙', 아스텔라스의 '슈글렛' 3개뿐이다.
당뇨치료제 1차 약제는 메트포르민이다. 메트포르민으로 혈당 조절이 되지 않으면 2차 약제로 DPP-4를 많이 사용한다. 유비스트에 따르면 당뇨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7652억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DPP-4가 61%(4856억원), 비구아니드(912억원)와 설포닐우레아(893억원)가 각 12% 정도 점유하고 있다. SGLT-2는 6%(465억원)에 그치고 있다. DPP-4 시장이 포화상태인 반면 SGLT-2 시장은 본격적으로 개화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포시가를 본격적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2015년 270억원대를 보이던 제미글로는 대웅제약의 지원으로 매출이 크게 늘었다. 2015~2017년 연평균 성장률은 무려 139%에 달한다. 다만 제미글로와 포시가가 경쟁약물이라는 점이 변수다. DPP-4(제미글로)와 SGLT-2(포시가) 두 약물을 동시에 처방하면 한개만 보험급여를 인정받는다. 제미글로는 보험급여로 처방받고 포시가는 비급여로 약값 100%(1년치 약 25만원)를 환자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식이다. 경제성(건보재정)이 떨어지고 병용 임상 데이터가 제한적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업계에선 환자 약물 선택권을 위해 향후 SGLT-2의 보험급여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미글로와 포시가가 보험급여가 상충하기 때문에 두 제품의 마케팅 포지션을 잘 잡아야 한다. 대웅제약이 포시가를 도입해 새로운 시장인 SGLT-2를 선점하겠다는 의도"라며 "앞으로 당뇨치료제 시장은 DPP-4를 기본으로 SGLT-2 라인도 추가로 보유해야 하는 상황으로 흐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뇨치료제 시장 1위는 MSD로 지난해 1482억원을 기록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이 1215억원, LG화학이 744억원, 한독이 574억원, 다케다제약이 510억원, 아스트라제네카가 466억원, 노바티스가 464억원, 사노피아벤티스가 435억원, 노보노디스크가 383억원, 대웅제약이 318억원 순이다.
아스트라제네카가 2014년 '포시가' 발매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아스트라제네카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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