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올해 국내 복제약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만성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선점 싸움이 치열하다. 지난해 말 출시된 수십개 복제약들이 경쟁구도를 형성하며 주도권 다툼을 하고 있다. 여기에 신약들도 나와 비리어드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유비스트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의 만성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성분명: 테노포비르디소프록실 푸마레이트)는 지난해 1660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하며 전문의약품 시장 매출 1위에 처음으로 올랐다. 처방액은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
올해는 1위 수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복제약들이 시장에 풀린 데다, 경쟁 신약들이 출시됐기 때문이다. 비리어드와 대등한 수준의 치료효과를 인정받은 일동제약의 국산신약 베시보(성분명: 베시포비르 디피복실말레산염)가 지난해 말 출시됐다. 길리어드도 비리어드 부작용을 줄인 후속약물인 '베믈리디'를 선보여 매출이 분산되는 '풍선효과'가 전망된다. 베믈리디는 비리어드 주성분인 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푸마르산염(TDF)을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푸마레이트(TAF)로 변경, 안전성을 높인 후속제품이다. 지난해 11월 보험급여 적용이 시작되면서 주요 종합병원 중심으로 영업을 본격화하면서 1억17000만원의 매출을 거뒀다.
복제약 가운데에서는 동아에스티 '비리얼'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보험급여가 가능해진 비리언은 연말까지 1억1300만원의 매출을 거뒀다. 비슷한 시기에 보험급여를 받게된 다른 복제약들이 같은 기간 2000만~6500만원 수준의 매출을 거둔데 비하면 눈에 띄는 수준이다. 복약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제형 크기를 비리어드 보다 21% 줄이고 전문약 최초 요일 약통 도입, 알림 어플 등을 도입한 마케팅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베시보는 오리지널인 비리어드와 베믈리디, 복제약을 포함해 국내 모든 만성B형간염치료제를 경쟁자로 꼽고있다. 지난해 5월 식품의약안전처로부터 국산 신약 28호로 인정받았다. 비리어드와는 전혀 다른 성분이지만 비교임상을 통해 동등한 약효에 부작용 개선효과를 확인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베믈리디와 같은 시기 보험급여적용을 받은 베시보는 지난해 매출이 660만원수준에 그쳤지만, 다른 복제약들과 달리 만성B형간염치료제 주 수요처인 대형 병원으로의 공급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해볼만 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대형병원 '빅5' 중 하나로 꼽히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심사를 통과한 상태다. 국내 만성B형간염치료제 수요는 종합병원 75%, 의원 및 클리닉 25%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오리지널 후속제품과 신약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대형병원 공급을 중심으로 경쟁구도를 형성한 베믈리디, 베시보와 지방병원 및 의원을 중심으로 한 복제약들의 시장 다툼이 한창인 상황"이라며 "오는 11월 비리어드의 염특허까지 만료되면 추가적으로 복제약들이 시장에 쏟아지는 만큼 더욱 혼전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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