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셀트리온제약(068760)의 미국 진출 복제약 1호는 슈퍼항생제 '리네졸리드' 성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미국 FDA 실사를 마쳤으며 올 상반기 최종 허가를 앞두고 있다. 리네졸리드는 전세계 1조4000억원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24일 업계 등에 따르면 셀트리온제약은 지난해 10월 '미국 복제약 시장 진출'을 공시했다. 하지만 당시 복제약 성분을 알리지 않았고 이후에도 복제약의 성분에 대해서 철저히 함구했다. '셀트리온'과 '복제약', '미국 시장'이란 단어가 주는 영향력으로 제약과 바이오, 주식시장에서 '성분'에 대한 관심이 초미의 관심사항으로 떠올랐다. 뉴스토마토 취재결과 복제약 1호는 슈퍼항생제로 알려진 리네졸리드 성분 계열이며 셀트리온제약도 이를 인정했다. 셀트리온제약 관계자는 "(미국 허가)1번은 리네졸리드가 맞지만 그 외 내용은 확인해 줄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셀트리온제약은 이미 지난 7월 리네졸리드 성분 계열의 복제약에 대해 미국 FDA 허가를 신청했고 그해 11월 FDA로부터 실사를 완료했다. FDA 실사는 의약품 허가 과정의 마지막 단계다. 리네졸리드는 유효균종에 의한 특정 감염질환을 치료하는 데 사용하는 항생제다. 기존 약에 내성을 보이는 '슈퍼박테리아'를 퇴치하는 치료제여서 슈퍼항생제로 불린다. 오리지널 의약품은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의 '자이복스'다. 자이복스는 2015년 특허가 만료돼 같은 해 4억5780만달러(약 4900억원, 정제 600mg 기준) 매출을 올렸다. 미국에서만 매년 2만3000명이 슈퍼박테리아에 의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슈퍼항생제 시장이 막대한 데다가 높은 약가를 부여받을 수 있어 첫 제품으로 리네졸리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제약에 정통한 제약 관계자는 "항생제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셀트리온제약의 첫 제품으로 리네졸리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의약품 소비 패턴이 국내와는 판이하게 달라 어떤 파트너를 고르느냐가 제품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말한다. 미국은 개개인이 보험사에 가입을 하는 민간 사보험 시장이 주를 이룬다. 마케팅과 영업을 담당하는 미국 판매사들은 보험사들과 계약을 체결한다. 판매사의 영업력과 보험사 협상력이 시장 안착에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모회사인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라는 글로벌 판매 자회사를 두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글로벌 복제약 1위사인 테바 등 39개 파트너사와 협력 관계를 가지고 있다.
셀트리온제약의 미국 진출 첫 복제약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는 평가다. 셀트리온제약은 지난 2010년부터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케미컬 복제약을 개발해왔다. 2015년에는 1500억원을 투자해 선진 공장 규정에 맞게 설계한 오창공장을 준공했다. 연 100억정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총 60여개 제품을 개발해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리네졸리드를 시작으로 매년 글로벌 허가 품목을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제약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제약이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엄격한 품질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만큼 바이오시밀러뿐만 아니라 케미칼 복제약으로도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셀트리온제약이 최종 허가를 받으면 세번째로 미국 복제약 시장에 진출에 성공한 국내 업체가 된다. 2016년
대웅제약(069620) 항생제 '메로페넴'이 FDA 허가 복제약 1호다.
휴온스(243070)가 지난해 7월 생리식염주사제로 미국 허가를 획득했다. 미국 복제약 시장 규모는 약 74조원으로 알려진다.
서정진 회장이 2015년 셀트리온제약 오창공장 준공식에서 내빈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제약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