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특사로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 대표단이 5일 오후 평양에 도착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찬을 했다. 북측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을 평양 순안공항으로 보내 우리 특사단을 맞게하고, 1박2일간 머물 숙소로 대동강변 최고급 시설인 고방산 초대소를 준비하는 등 크게 환대했다.
정 실장을 비롯해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 5명으로 구성된 특사단은 청와대와 통일부, 국정원 등에서 나온 실무진 5명과 함께 이날 오후 1시50분께 ‘공군 2호기’로 성남 서울공항을 이륙했다. 이후 서해 직항로를 한 시간여 비행해 오후 2시50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기내에서 리현 통일전선부 실장이 우리 특사단을 영접하고, 공항에서는 리선권 위원장과 맹경일 통전부 부부장이 맞았다. 특사단 방북은 지난 2007년 8월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이 방북한 이후 10년 7개월만이다.
리선권 위원장, 맹경일 부부장 등과 공항 귀빈실에서 10분간 환담을 나눈 특사단은 오후 3시40분 숙소인 고방산 초대소에 짐을 풀었다. 이어 오후 6시 곧바로 김정은 위원장과 만찬을 하고, 북측 고위급 인사들과 미팅을 진행하는 등 빠듯한 일정을 이어갔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앞서 정 실장과 서 원장은 출발 전 문 대통령에게 인사를 했고, 문 대통령은 이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의 친서는 전날 수석특사인 정 실장에게 전달됐다. 친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평양 초대에 화답하는 내용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정착 기원 등이 담겨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정 실장은 청와대 춘추관에 들러 출입기자들과 만나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 간 대화와 관계 개선의 흐름을 살려서 한반도 비핵화와 진정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문 대통령의 확고한 뜻과 의지를 분명히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긴요한 남과 북의 대화는 물론 북한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다양한 대화를 이어가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협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서훈 국가원장을 포함한 이번 특사단은 남북문제에 관해 풍부한 경험과 높은 식견을 갖춘 분들로 구성됐다”며 “대북 특별사절단이 소기의 임무를 수행하는데 큰 힘과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저와 모든 특별사절단 단원은 이번 방북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 그리고 국내외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지혜와 힘을 모아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사단은 방북 기간 김정은 위원장 등 북측 최고위층과 만나 그들의 입장을 듣고, 비핵화를 주제로 미국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정상회담과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관계 개선 문제 전반에 대해서도 포괄적인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방북일정을 마친 특사단은 귀환 후 문 대통령에게 방북결과를 설명한다. 이후 정의용 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은 별도로 이르면 이번 주 중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자들에게 방북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이후 중국과 일본에도 방북·방미 결과 등을 전달할 방침이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특사로 하는 대북 특사단이 5일 오후 북한 대동강변 최고급 시설인 고방산 초대소에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등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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