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종신보험 판매 감소와 새 국제 보험회계기준(IFRS17)의 압박에 보험업계 맏형격인 삼성생명도 저해지 종신보험에 이어 보험료 할인 특별약관이 포함된 치아보험을 출시하면서 그동안 중소 생명보험사들이 장악하고 있던 저가형 보험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이날 임플란트 등 보철은 최대 200만원, 금니 등 크라운은 최대 40만원까지 보장되는 ‘삼성생명 치아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보험업계 최초로 진단을 통한 보험료 할인이 적용되는데, 연령대에 맞는 건강한 자연치아 개수를 보유했다는 사실을 촬영심사 및 의사 소견서로 증명하면 보험료를 30~4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또 각종 특약으로 보철, 크라운, 아말감 치료, 발치 등의 보장금액을 추가할 수 있으며, 상품 가입 후 영구치를 상실하지 않으면 보험기간 만료 시점에 ‘영구치 유지 축하금’을 받을 수 있다.
치아보험에 앞서선 중도해지 시 환급금을 낮춘 대신 보험료를 내린 ‘실속든든 종신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보험료가 기존 종신보험 대비 약 13% 저렴하면서 납부기간이 종료된 이후에는 환급금이 회복되고 사망 시 보장은 동일한 저해지 환급형으로 설계됐다.
저해지 종신보험과 저가형 치아보험 시장은 수년째 중소 생보사들이 점유하고 있었다. 전속설계사 채널을 주력 채널로 활용해왔던 대형 생보사들은 그간 해지 미보증 상품으로 저가형 종신보험을 대신해왔고, 손해율이 높은 치아보험에는 관심을 갖지 않아왔다. 무엇보다 ‘박리다매’ 성격의 저가형 보험은 대형 생보사들의 ‘스케일’에 맞지 않았다. 하지만 한화생명이 저가 보험 시장에 뛰어들면서 업계 1위인 삼성생명도 움직였다. 전년보다 58%나 급감한 종신보험 연납화보험료(APE), IFRS17 도입 임박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치아보험의 손해율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배경이 됐다.
삼성생명 측은 “기존에 우리 상품에 가입한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일 뿐, 주력 상품을 변경한 것도 아니고 새 상품으로 과당경쟁을 유도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중소 생보사들의 시각은 곱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저해지 종신이든 치아보험이든 일종의 틈새시장이었는데, 그간 중소 보험사들의 판매를 통해 데이터도 충분히 축적됐으니 대형 보험사들도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돈이 될 것 같으니 들어오겠다는 건데, 이로 인한 중소 보험사들의 타격도 일정 부분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12일 임플란트 등 보철은 최대 200만원, 금니 등 크라운은 최대 40만원까지 보장되는 ‘삼성생명 치아보험’을 출시했다. 사진/삼성생명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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