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해빙 분위기에 들어가면서 화장품 업체의 주가가 신바람을 내고 있다. 남북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까지 성사되면 화장품 업체의 실적과 주가의 발목을 잡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 방어 체계) 갈등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지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5월 내에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 개최 소식에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며 "북미 정상회담이 한중 관계 정상화에 따른 사드 완전 해소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업체의 실적이 중국 관광객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점에서 한중 관계 개선은 상당한 호재다.
지난해 9월에도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을 시작으로 중국 내 한국 관광상품 판매 재개, 중국 외교부의 관계 개선 의지 표출, 한중 정상회담이 잇따르면서 주요 화장품업체의 주가는 30%가량 급등했다.
고점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이 낮고 실적도 저점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화장품 업체의 주가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지용 연구원은 "중국인 관광객 회복 여부는 미지수지만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고 지난해 3월부터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기 시작해 기저효과도 있다"며 "이를 고려하면 화장품 업체들은 이달을 시작으로 2분기부터 플러스 성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주요 화장품 업체의 합산 PER은 2016년 39배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사드 배치 후 24배로 떨어졌다가 현재는 29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신중하게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북핵 리스크와 사드 보복 조치의 실질적인 소멸 가능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 인바운드 회복으로 직접 연결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북미 정상회담까지 가는 과정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며 "화장품 업체들의 밸류에이션이 절대적 저평가 수준이 아니라 추세적인 상승으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으로 붐비는 롯데면세점 화장품 매장. 사진/뉴시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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