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다스 관련 조세·횡령'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 수사의뢰
BBK투자자문 주가조작 사건 포함 구속수사 요구
2018-03-13 12:36:20 2018-03-13 12:36:2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비자금 조성 혐의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 출석을 앞둔 가운데 시민단체가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에 대한 수사를 요구했다. 내부제보실천운동과 참여연대, 금융정의연대, 금융소비자원, KEB하나은행 노동조합은 13일 김 전 회장에 대해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조세)·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배임) 혐의로 수사를 의뢰하는 내용의 진정서를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이들 단체는 "하나은행은 다스 비자금 조성 과정에서 추징돼야 할 법인세, 다스 비자금 분산 예치 과정에서 추징돼야 할 소득세, 명의변경 과정에서 발생해야 할 증여세 등 탈루를 도운 것으로 특정범죄가중법상 조세포탈의 방조범의 구성 요건에 해당할 수 있고, 다스의 미국 협력사가 다스에 갚아야 할 120억원을 허위의 금전 이동으로 사라지게 한 것으로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죄의 공동정범의 구성 요건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거액의 금액에 대한 자금세탁을 지시할 수 있던 것은 당시 회장이었던 김승유였으므로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며 "수사 과정을 통해 비자금 조성 그 자체에도 관여했다면 마땅히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죄의 공범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출국금지를 통해 신병을 확보했어야 했는데도 일본으로 출국한 상황"이라며 "범죄인인도 조약에 따른 신병인도로 구속수사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다스는 지난 2008년 초 하나은행과 기업은행 등에 개설된 총 17명 명의의 43개 계좌에서 약 120억원을 분산해 보관하고, 이를 다시 가지급금, 대여금으로 회계처리하지 않고 명의 변경이나 해약 등으로 재입금하면서 전액 하나은행 다스 명의 계좌로 입금했다. 이후 다스는 이 120억원을 계열사인 미국 현지법인 CRH-DAS LLC에서 받은 해외 매출채권인 것처럼 꾸며 다스 법인 계좌에 입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들 단체는 다스와 함께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란 의혹을 받는 BBK투자자문과 관련해서도 김 전 회장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나은행은 2000년 LKe뱅크의 자회사 BBK에 5억원을 투자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은 고려대 동기인 김승유와 이 전 대통령과의 특수관계에 의해 대출했고, 하나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신용을 얻은 BBK는 각종 투자를 유치하면서 옵셔널벤처스의 인수를 가능하게 해 주가조작과 횡령 사건이 일어나는 단초를 제공한다"며 "즉 BBK 사건의 원인 제공자"라고 강조했다.
 
다스는 지난 2003년 5월부터 전 BBK투자자문 대표 김경준씨를 상대로 투자금 140억원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했고, 결국 2011년 2월 승소해 전액을 송금받았다. 하지만 이 소송을 담당한 미국의 대형 로펌 에이킨 검프에 소송비 총 60억원을 지급한 것은 삼성전자(005930)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옵셔널벤처스의 후신 옵셔널캐피탈 장모 대표이사는 김씨로부터 받아야 할 140억원이 다스로 송금됐다며 지난해 10월 이 전 대통령과 김재수 전 LA 총영사를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오는 14일 오전 9시30분 이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 이 전 대통령은 삼성전자가 대납한 다스 소송비와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상납받은 특수활동비,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받은 자금 등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 다스 자회사 홍은프레닝과 다스 협력사 ㈜금강, 에스엠의 자회사 다온과 관련한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배임) 혐의 등을 받고 있다.
 
13일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백찬홍(가운데) 내부제보실천운동 공동대표가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수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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