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블록체인 관련 개인정보보호 관련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블록체인은 거래 참가자 모두에게 내용을 공유하는 분산형 디지털 장부를 말한다. 블록체인 산업이 태동기인데다 거래 내역이 디지털 장부로 참가자들에게 공유되다보니 기존 법령에 관련 내용의 반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장인수 삼성SDS 상무가 3월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류 블록체인 사업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삼성SDS
김경훈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ICT전략연구실 부연구위원은 13일 "블록체인 분산 원장을 통해 개인정보를 보유한 경우 모든 거래 참여자들이 개인정보처리자나 위탁관리자에 해당되는지에 대해 명확히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를 중앙집중적 시스템이나 위탁을 통해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주체가 있는 경우를 가정해 관련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김 부연구위원은 "현재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블록체인의 분산 기반에서 개인정보 침해 사고가 일어날 경우 책임 소재를 따지기 모호하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사업을 하는 기업에서도 블록체인상의 개인정보의 보관과 책임소재에 대해 명확히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원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일반고객사업본부 부장은 "개인정보보호법에 블록체인 서비스의 개인정보 관련 내용이 반영돼 명확해진다면 사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관련 지침 없이 사업을 진행했다가 서비스를 다시 만들어야 하는 경우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의 특성상 한번 기록하면 삭제할 수 없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탈퇴하며 자신의 과거 이력을 삭제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 보험 계약과 같은 경우에는 개인 정보 입력을 필요로 한다. 이에 대해 김 부장은 "개인정보는 별도의 데이터베이스나 파일서버에 보관하고 거래 참여자들이 공유하는 각각의 블록체인에는 특정인을 추정할 수 없는 정보만 담는다"고 말했다.
정부는 아직 블록체인 산업이 태동기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기존 개인정보보호법 내용이 블록체인 사업의 걸림돌이 된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새로운 산업인만큼, 정부에서 추진 중인 규제 샌드박스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규제 샌드박스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될 때 일정 기간 동안 기존 규제를 면제, 유예시켜주는 제도를 말한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삼성SDS·LG CNS·SK주식회사 C&C 등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은 블록체인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KT는 지난달 그룹 계열사인 BC카드에 블록체인 기반 차세대 전자문서 관리시스템을 적용했다. 삼성SDS는 최근 부산지역 수산물 가공업체 삼진어묵에 물류 블록체인 기반 유통 이력 관리 시스템을 시범 적용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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