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작심비판 "국회, 국민 아닌 국회 위한 개헌 하자는 건가"
"국회의 총리 추천·선출은 의원내각제…현행 삼권분립 정신 위배"
2018-03-16 16:08:18 2018-03-16 16:08:18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청와대는 16일 국회의 개헌논의가 국민 기본권 강화나 지방분권이 아닌 권력구조에만 치우쳐져 있다며 “국민을 위한 개헌이 아니라 국회를 위한 개헌을 하자고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 받을 여지가 있다”고 작심 발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론조사를 하면 국민은 기본권 강화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자치분권에 관심이 많다”며 “국회는 그건 전부 뒷전이고 오로지 개헌 시기와 국회 권한 문제만 논의해왔다. 이게 국회 논의의 현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그는 야권을 중심으로 국회의 국무총리 추천권 혹은 선출권을 보장하는 형태의 개헌안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그것이야말로 (현행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의 절충형에서) 의원내각제 쪽으로 균형추를 옮기는 일”이라며 “우리 헌법이 근간으로 하고 있는 삼권분립이라는 질서, 정신을 위배하는 것이고 균형을 흔드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여기에 (국회 논의대로) 정부의 법안제출권, 예산법률주의, 증액 동의권, 감사원과 같은 헌법기구 인사권 등을 국회에 이관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의원내각제”라며 “국민의 동의를 받기 어렵다고 본다. 여론조사를 보면 우리 국민은 확고히 대통령 중심제를 지지했는데, 국회는 국회 권한만 강화하려는 노력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자유한국당이 ‘6월 국회 개헌안 발의’를 제안한 것에 대해서도 “그때 발의하면 실제 처리되는 건 그로부터 한 3개월 후 아니냐”며 “결국 6월 지방선거 동시 개헌투표는 못하겠다는 입장이라 우려스럽다”고 일축했다.
 
오는 21일 청와대가 실제 ‘대통령 개헌안’을 발의할 지에 대해선 “21일이 대통령에게 주어진 시한이라 생각하고 준비해오고 있다. 그렇지만 최종적인 결심은 역시 대통령에게 맡겨져 있다”며 “대통령에게 보고된 자문안은 법무비서관실이 중심이 돼 검토 중이고, 금명간 대통령을 모시고 관련 수석들이 회의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의 개헌안이 발의된 이후에도 국회에는 더 논의할 시간이 있다. 얼마든지 합의할 수 있다”며 “대통령의 선의를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대통령이 일방적 밀어붙이고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충분히 기다렸고 중간중간 국회에 촉구했지만, 이제 대통령에게 주어진 시간이 임박해 불가피하게 발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발언이 국회를 자극해 개헌 논의를 더 어렵게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선 “국회를 자극할 일이 전혀 없다. 국회가 개헌안을 진지하게 논의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 동시투표 기회를 놓치면, 20년 뒤에야 대통령과 지자체장의 선거주기가 일치한다”며 “정말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진지하게 논의하고 고민해달라. 또한 총리 선출문제는 권력구조와 직결되는데, 그걸 분권형이나 혼합형이라는 이야기로 본질을 회피하면 안 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국민헌법자문특위 초청 오찬에서 정해구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자문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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