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한국지엠 노사가 13일만에 대화를 재개했지만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노사는 앞으로도 교섭을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입장 차이가 분명한 만큼 난항이 예상된다.
한국지엠 노사는 20일 오후 2시 인천 부평공장 대회의실에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5차 교섭’을 가졌다. 이날 임단협에는 카허 카젬 사장, 임한택 노조위원장을 포함해 4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45분 가량 진행된 교섭에서 노조는 사측에 노조 요구안을 설명했으며, 이에 사측은 성실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날 임 위원장은 “사측은 군산공장 폐쇄 방침을 철회하고 미래발전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특히 신차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다음 교섭에서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노사는 다음 교섭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하지는 못했지만 조만간 다시 대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양측이 올해 기본급 동결, 작년 성과급 지급 불가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뤘지만 그 외 쟁점에서는 분명한 입장 차이를 보이면서 합의안 도출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사측은 명절 복지포인트 삭제, 학자금 지급 제한(최대 2자녀), 중식 유상 제공, 통근버스 운행 노선 및 이용료 조정 등 복리후생비를 삭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사측은 이를 통해 연간 15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에 노조는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철회하고 회사의 장기발전 비전 제시가 전제돼야 올해 임금 인상 및 작년 성과급 지급 요구를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복리후생비 삭감에 대해서는 노조가 먼저 기본급 등에서 양보를 한 만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노조는 ▲신차투입계획 로드맵 제시 ▲한국지엠 지적소유권 확약 ▲정비사업소 관련 단체교섭합의서 이행 ▲노사 합동 경영실사 ▲말리부 후속 및 캡티바 대체 차종 생산 확약 ▲1인당 3000만원 규모 주식 분배 ▲향후 10년간 정리해고 금지 등의 내용도 요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노조가 복리후생 축소 방침에 반발한다면서 비판하고 있다”면서 “일방적인 군산공장 폐쇄 결정으로 촉발된 불신을 사측이 먼저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노조가 제시한 요구사항 중 일부는 도저히 회사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라면서도 “앞으로 대화를 통해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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