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대형 유통업체가 홈퍼니싱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면서 가구업계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관련 시장의 성장 속도가 가파른 만큼 경쟁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존 업체들마다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을 쉽게 빼앗기지는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의 까사미아 인수를 계기로 대형 유통업체의 홈퍼니싱 시장 진출이 본격화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홈퍼니싱 브랜드인 이케아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리빙관을 확대하는 등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12년 현대리바트를 인수한 현대백화점그룹의 경우 일찌감치 시장에 발을 들인 뒤 매출 기준 업계 2위를 지키고 있다. 여기에 신세계그룹이 대형 유통망을 발판 삼아 관련 사업을 본격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홈퍼니싱은 '홈(Home)'과 꾸민다는 뜻의 '퍼니싱(Funishing)'을 합성한 단어로 가구, 인테리어, 생활소품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급격한 1인 가구 증가세와 함께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앞두고 홈퍼니싱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점점 증가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기존 업체들은 대형 유통사들의 시장 진입으로 위기감을 느끼면서도 자체 경쟁력을 앞세워 업계 재편 과정에서 살아남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성수기인 봄 시즌을 앞두고 TV광고에 주력하며 프로모션을 알리는 데 힘을 쏟는 업체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샘 관계자는 "까사미아가 신세계로 매각되면서 업계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겠지만 한샘은 리모델링 사업에 집중하고 있어 기존 업체들과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에넥스 관계자는 "업체마다 주력하는 유통망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영역에서 시장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본다"면서 "에넥스의 경우 지역의 대리점을 중심으로 지역 상권을 파고드는 강점이 있기 때문에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신세계의 홈퍼니싱 분야 확대가 업계 전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유통망 확대를 계기로 업계 전체가 성장할 경우 시장 전체의 관점에서 소비자 접점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견기업들 사이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은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리바트와 코웨이, 체리쉬 등이 봄맞이 신혼, 이사철을 맞아 프라임 시간대 TV광고를 하고 있다"면서 "업계 내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신세계가 시장 재편을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홈퍼니싱 분야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어나면 업계 자체의 성장성이 확대되며 수혜를 입는 측면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형 유통업체가 홈퍼니싱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면서 가구업계 내 경쟁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 아이파크몰 내에 문을 연 한샘 디자인파크 모습. 사진/한샘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