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미국의 철강관세 면제 협상과 연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이 이번 주 타결될 전망이다.
미국에서 철강 관세 면제와 한미 FTA 개정관련 협상을 벌여온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5일 귀국했다. 김 본부장은 26일 국무회의에 참석해 협상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다. 김 본부장은 국무회의 보고 이후 기자 브리핑을 통해 타결 내용을 설명한다.
이날 귀국한 김 본부장은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FTA와 232조 철강 관세에 대해 미국과 원칙적인 합의, 원칙적인 타결을 이뤘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다만 아직 실무 차원에서 몇 가지 기술적인 이슈가 남아있는데 곧 해결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철강 관세 문제와 한미FTA 협상에서 쟁점사항에 대해 대부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2018회계연도 지출예산 서명식에서 한국과의 FTA 개정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윌버) 로스 상무장관과 밥(로버트) 라이트하이저(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따르면 한국과의 딜(deal. 협상)의 마무리가 매우 가까워졌다"며 "우리는 멋진 합의와 멋진 동맹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도 철강·알루미늄 관세 등 폭넓은 무역 현안들을 언급하면서 이번주 발표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22일 성명을 통해 한국, EU, 브라질, 아르헨티나, 호주, 캐나다,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를 5월1일까지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합의내용이 전해지지 않았지만 자동차 부품의 의무사용과 원산지 관련해서도 미국 요구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개정협상에서 자동차 분야에서 압박을 해왔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국 무역흑자의 72.6%를 차지한다. 이에 미국은 안전기준 미충족 차량에 대한 2만5000대 수입 쿼터 확대, 픽업트럭에 대한 관세 연장을 포함한 관세 양허 일정 조정 등을 요구해왔다.
농업 분야에 대해서도 추가 개방이 없었다. 김 본부장은 "농업에 대해 우리가 설정한 '레드라인(금지선)'을 지켰다"며 농업 분야의 추가 개방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된 이후 2012년 한미 FTA가 발효된 뒤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 적자가 심화했다며 양국 간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한미 FTA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청해왔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철강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을 유지해 한미 FTA 협상에서 양보를 받아내기 위해 관세부과를 유예하는 치밀한 협상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FTA 개정협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있었다"며 "철강과 함께 FTA 개정협상에서 미국은 자국에 유리한 것을 얻어내려는 추가 협상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에서 한미 FTA 개정협상을 마치고 2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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