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상반기 출시 예정인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G7(가칭)'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시제품 사진, 제품 포스터 등 예측 이미지가 노출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G7은 LG전자가 출시시기를 조율하며 공을 들이는 모델이다. LG전자 모바일 사업의 구겨진 자존심이 회복될지 주목된다.
25일 주요 외신에 공개된 포스터에 따르면 LG G7의 전면 디스플레이는 상하좌우 베젤(테두리)을 최소화하면서 기기 상단에는 M자형 노치(Notch) 디자인이 적용될 전망이다. 노치 디자인은 애플이 아이폰X에 처음 적용한 디자인으로 베젤을 최소화하면서 노치부분에 전면카메라와 센서를 채택했다.
또 후면에는 전작과 달리 세로 배열로 바뀐 듀얼 카메라가 자리할 것으로 예측됐다. 아이폰X 이후 삼성전자의 갤럭시S9 등에도 도입된 사양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들이 잇따라 선보이며 스마트폰 카메라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을 선명하게 즐기려면 듀얼 카메라 방향이 가로 방향이어야 하는데 AR·VR 콘텐츠를 사용할 때는 스마트폰을 가로 방향으로 놓는 경우가 많아 세로 배열 듀얼카메라가 유리하다는 분석이 있다.
포스터에는 '씽큐 모드와 함께 더 많은 것을 즐겨라(play more with LG ThinQ Mods)'라는 문구도 눈에 띈다. 후면 카메라를 세로 배열로 바꾼 데 이어 V30S 씽큐에 적용된 인공지능(AI) 카메라 기능도 강화됐음을 암시한다. 이밖에 오디오 명가인 뱅앤올룹슨과의 협업을 의미하는 B&O 로고도 보인다. 전력 효율을 개선한 배터리(약 3000mAh)도 탑재할 것으로 관측됐다.
LG전자는 그러나 신제품 스펙 루머에 대해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한 관계자는 "제품이 출시되기 전까지 지속적으로 보완되면서 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LG전자 휴대폰사업 부문 수장인 황정환 MC사업본부장(부사장)은 'A(오디오)·B(배터리)·C(카메라)·D(디스플레이)' 전략을 강조한 바 있다. 황 부사장은 "과거에는 혁신을 강조하고 경쟁사 기능을 따라 넣는 식의 개발을 하다 보니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고객이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본질(오디오·배터리·카메라·디스플레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개된 이미지는 이에 부합하는 듯 보인다.
G7은 LG전자가 출시시기를 손봐가며 심혈을 기울이는 제품이다. 경쟁사의 제품 출시에 맞서 새로운 제품을 내놨던 과거와 달리 제품 개발 시간을 늘렸다. 공개시기는 예상됐던 3월보다 늦춰지고 있다. G시리즈와 V시리즈 등 2개로 나눠진 프리미엄 브랜드를 통합하는 내용 등 스마트폰 이미지 회복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거론됐지만 LG전자는 제품으로 승부 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당장 적자폭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향후 스마트폰의 안정적인 사업 궤도를 만들기 위해 시장에서 인정받겠다는 방침이다.
G7으로 절치부심하고 있지만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다.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5~6% 역성장했다. 연간으로 성장률이 1%에 머무는 등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2011년부터 2015년의 스마트폰 시장 평균 성장률 39%와 비교하면 크게 떨어지는 수치다. 특히 올해는 신흥국도 성장률 둔화가 나타나고 있고, 선진국 중심으로 포화상태도 진행 중이어서 스마트폰 업체들의 성장률이 과거 대비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애플은 10주년 기념작을 시장에 내놨지만 예전만큼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고, 삼성의 갤럭시S9도 전작의 성적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로서는 침체된 시장이 위기인 반면, 경쟁자의 고전이 기회인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스펙이 상향되고, 교체주기가 길어지면서 스마트폰 신제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예전만 못하다"며 "LG전자가 이를 타개할 혁신을 선보인다면 분위기 반전을 이루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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