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영장심사 불출석…"국민 실망 대한 참회 뜻"
"불이익 감수…검찰에 하고 싶은 얘기 다 해"
2018-03-26 15:58:39 2018-03-26 16:01:50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자신의 정무비서였던 김지은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심사)에 불출석했다.
 
안 전 지사 측은 이날 서울서부지법에 피의자 심문에 불출석하겠다는 사유서를 제출했다. 안 전 지사 법률대리인인 이장주 법무법인 영진 변호사는 "불이익을 감수하는 것은 국민에게 그간 보여준 실망감과 좌절감에 대한 참회의 뜻이다. 법원에 서류 심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영장심사라는 게 피의자를 위한 것인데 그것을 포기했다는 것은 검찰에서 기존에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했고 필요한 조사가 다 이뤄졌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사유를 밝혔다.
 
이 변호사는 "안 전 지사의 의사"라면서 "(안 전 지사에게) 한 번 더 객관적 판단을 할 수 있는 판사에게 말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설득했으나 안 전 지사가 '괜히 더 나가고 하면 국민이 보기 불편하고 피로감만 느낀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또 피의자 심문에 불참하면 구속 가능성이 커질 것이란 예상에 대해서는 "실체 판단에 있어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물론 사실상 심문을 포기했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불이익이라고 생각한다"며 "법원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하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애초 곽형섭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안 전 지사에 대한 피의자 심문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안 전 지사 불출석함에 따라 법원은 추후 기일을 다시 지정할지 아니면 서류 심사를 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지난 23일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오정희)는 안 전 지사에 대해 형법상 피감독자간음·강제추행·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다만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직원 A 씨를 2015년 10월부터 2017년 1월까지 3차례 성폭행하고 4차례 성추행한 혐의는 현재 수사 중인 관계로 이번 영장에는 빠졌다.
 
앞서 김씨는 5일 한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를 맡은 지난해 6월부터 8개월 동안 안 전 지사로부터 4차례 성폭행과 함께 수시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다음 날 김씨의 법률 대리인은 6일 서울서부지검에 안 전 지사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고소장을 받은 지 하루 만에 사건을 배당하며 수사에 착수했다.
 
안 전 지사는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 3일 만인 9일 서울서부지검에 자진 출석해 "저로 인해 상처를 입으셨을 많은 국민 여러분께 또 도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 앞으로 검찰 조사에서 또 성실히 검찰 조사에 따라 조사를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열흘이 19일 안 전 지사는 서울서부지검에 재출석해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생각했다. 고소인들께서는 그런 게 아니었다고 한다. 사과드린다"며 성폭행 혐의를 부인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검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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