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자신의 정부비서였던 김지은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심사)에 불출석한다.
안 전 지사 측은 이날 오전 불철석 의사를 밝히고 서울서부지법에 피의자 심문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곽형섭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안 전 지사에 대한 피의자 심문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법원은 안 전 지사의 사유서를 검토하고 검찰 의견을 들은 뒤 피의자 심문 진행 여부를 정할 방침이다. 심사가 그대로 이뤄지면 안 전 지사에 대한 구속 여부는 빠르면 이날 오후 늦게나 다음 날 오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오정희)는 안 전 지사에 대해 형법상피감독자간음·강제추행·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로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다만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직원 A 씨를 2015년 10월부터 2017년 1월까지 3차례 성폭행하고 4차례 성추행한 혐의는 현재 수사 중인 관계로 이번 영장에는 빠졌다.
앞서 김씨는 5일 한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를 맡은 지난해 6월부터 8개월 동안 안 전 지사로부터 4차례 성폭행과 함께 수시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다음 날 김씨의 법률 대리인은 6일 서울서부지검에 안 전 지사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고소장을 받은 지 하루 만에 사건을 배당하며 수사에 착수했다.
안 전 지사는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 3일 만인 9일 서울서부지검에 자진 출석해 "저로 인해 상처를 입으셨을 많은 국민 여러분께 또 도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 앞으로 검찰 조사에서 또 성실히 검찰 조사에 따라 조사를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열흘이 19일 안 전 지사는 서울서부지검에 재출석해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생각했다. 고소인들께서는 그런 게 아니었다고 한다. 사과드린다"며 성폭행 혐의를 부인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검으로 출석해 입술을 다물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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