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할인 릴레이에도 "소비자 간극은 여전"
참여연대 "극히 일부만 혜택"…정부 "이통사와 협의 지속"
2018-03-28 17:49:10 2018-03-28 17:49:10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이동통신사들이 연일 할인 릴레이를 펼치고 있다. 정부의 보편요금제 도입 압박에 선제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실제로 느끼는 혜택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는 4월부터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의 마일리지로 통신비 결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마일리지는 2G나 3G의 종량형 요금제 가입자에게만 적립된다. LTE 가입자들이 주로 가입하는 정액형 요금제에는 적립되지 않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LTE 가입자 수는 5088만9153명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약 6385만명)의 약 80%를 차지했다. 반면 2G와 3G의 가입자수는 총 1296만명이다. 마일리지로 통신비 결제가 가능한 2G·3G 가입자는 전체의 20%에 불과한 셈이다.
 
LTE 가입자들에게 요금제와 등급에 따라 지급되는 멤버십 포인트는 통신비 결제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 직장인 서모(37)씨는 28일 "마일리지라는 것이 있는지도 몰랐다"며 "멤버십 포인트는 매년 남는데 정작 유용하게 쓸 곳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전성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장은 "이통사의 멤버십 제도도 가입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이통 3사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KT 모델들이 무약정 요금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KT
 
KT가 데이터 제공량을 기존 상품보다 3.3배 늘렸다는 무약정 LTE 데이터 선택 요금제도 6개월짜리 한시 상품이다. KT는 이달 14일 무약정 요금제를 내놓으며 "저가 무약정 요금제 가입자에게 업계 최초로 데이터 1기가바이트(GB)를 제공한다"고 홍보했지만 이는 오는 9월까지 6개월간 가입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22일 데이터 속도와 제공량의 제한이 없는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다. 하지만 월 요금이 8만8000원이다. 회사 측은 파격적인 요금제라고 알렸지만 얼마나 많은 가입자들이 월 요금이 9만원에 육박하는 요금제로 갈아탈지는 미지수다.
 
안진걸 참여연대 시민위원장은 "일부 남아있는 2G와 3G 가입자를 위한 마일리지 통신비 결제와 무약정 요금제는 극히 일부 사용자에게만 해당돼 사실상 혜택이 거의 없다"며 "국민들은 실질적인 요금인하 방안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통사들이 할인 경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정부가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 법제화는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지난해 6월 보편요금제 도입을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하지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정보통신 소위원회 구성에 난항을 겪으며 법안에 대한 논의조차 진행되지 못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하면서 소위 구성 변경 여부에 대해 여야가 대립한 탓이다. 과방위는 보편요금제에 대해 과기정통부의 발의가 추가로 나오면 추 의원의 발의안과 함께 심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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