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건강관리(헬스케어)서비스가 도입되면 당뇨로 인한 연간 의료비가 10년 후 2850억원 절감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보험연구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한 ‘건강관리서비스 활성화와 그레이존 해소방안’ 심포지엄에서 ‘건강관리서비스 도입의 사회경제적 효과’를 주제로 발제를 맡은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의 ‘당뇨 예방 프로그램’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다.
홍 교수에 따르면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당뇨병은 한국인의 대표적인 사망 원인으로 2016년 전체 사망의 50.3%를 차지했다. 이 중 당뇨 유병률은 2008년부터 2015년까지 7.0%에서 10.2%로 약 45% 증가했다.
이에 따라 홍 교수는 당뇨를 중심으로 만성질환의 사전예방이 국민건강 증진 및 사회경제적 비용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시뮬레이션 분석을 실시했다. 확률변수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DPP(Diabetes Prevention Program) 임상시험 연구 결과와 보건사회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 등을 활용했다.
그 결과 당뇨 위험군에 대해 당뇨 예방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그렇지 않을 때와 비교해 연간 17% 정도 당뇨 환자가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연간 의료비 절감 효과는 5년 후 1480억원, 10년 후 2850억, 20년 후에는 45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생산성 향상으로 인한 소득 증대 편익은 10년 후 7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됐다.
홍 교수는 “공공적인 측면에서 볼 때 당뇨 예방 프로그램과 같은 건강관리서비스 도입에서 발생하는 편익의 경제적 가치는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건강관리서비스 도입을 위해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건강관리서비스 도입은 개인 건강정보 수집 및 활용의 범위와 주체, 의료행위의 범위와 주체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 의료법상 한계와 수입 저하 등을 이유로 한 의료계의 반발에 막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이에 대해 홍 교수는 “정부는 건강관리서비스의 분명한 목표와 적정 범위를 설정하고, 지속적인 재원 조달을 위한 방안을 마련함과 동시에 규제 완화 등 제도적 뒷받침을 해야 한다”며 “의료인도 병원 진료와 치료만으로 만성질환을 적절히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인식으로 전환하고, 새로운 의료기술의 도입 및 적용의 필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13일 서울 삼성동 COEX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개막된 EU게이트웨이 헬스케어 및 의료기술 전시상담회에서 유럽참가기업이 상담회장을 방문한 한국기업들과 상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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