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 키운 OTA…호텔 수수료 부담 '끙끙'
OTA, 국내 진출 7년만에 수수료 2배…호텔 증가세 맞물려
2018-04-08 13:44:26 2018-04-08 13:44:26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온라인 호텔·여행 예약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면서 호텔의 수수료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12년 이후 호텔업 호황기 때 급격히 늘어난 객실 공급물량은 정점을 지났지만, 온라인숙박예약 플랫폼(OTA)의 수수료가 호텔 수익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 OTA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국내 진출이 본격화된 지 7년여 만에 수수료율이 10%대에서 2배 가까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체적인 모객 마케팅 능력이 떨어지는 독립형호텔의 증가 추세와 맞물려 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온라인 여행시장은 급성장 중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온라인 예약 서비스 거래비중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여행·예약서비스가 17.2%로 전체 1위를 차지한다. 여행서비스의 유통 구조는 이 같은 변화에 맞춰 객실공급을 대행하면서 객실당 수수료를 받는 OTA 플랫폼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외국계 OTA의 예약점유율은 53.7%로 가장 높다. 수수료율은 최초 계약 당시 10~11% 수준에서 지난해 기준 16~17%까지 인상됐다.  국내 OTA에 비해 외국계 OTA 수수료율은 5~7%포인트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계 OTA는 2011년 7월 미국계 OTA인 익스피디아(Expedia) 이후 한국 진출이 활발해졌다. 이 밖에 네덜란드 부킹닷컴, 태국 아고다, 중국 씨트립(Ctrip), 한국 야놀자 등이 대표적이다.
 
김현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정책연구실장은 "온라인 기반의 관광소비가 급증하고 외국계 OTA의 시장 지배력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판매 수수료가 지속적으로 인상되고 숙박업체들이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며 "거래 수수료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정례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외국계 OTA는 2011년 7월 미국계 OTA인 익스피디아(Expedia) 이후 한국 진출이 활발해졌다. 사진/뉴시스
 
체인으로 운영되는 대형호텔이 아닌 독립형호텔이 급증한 것도 OTA 의존도를 높이는 요소다. 국내에는 2012년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 제정 이후 독립형호텔 공급이 확대됐다. 독자적인 마케팅 경험이 부족한 독립형호텔들은 OTA 의존도가 높아 OTA 지배력이 높아졌고 그 사이 수수료율이 크게 오르면서 전체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태에 놓였다는 지적이다.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되돌아온다. 호텔객실 원가를 차지하는 인건비, 감가상각비에 OTA 수수료가 더해진 탓에 호텔들의 기대 이익도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부 특급호텔을 중심으로는 OTA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마케팅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체인을 둔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OTA에서 발생할 수 있는 뜻밖의 리스크와 수수료 부담을 모두 낮춰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있다"며 "연초에 홈페이지 예약 고객들에게 할인폭을 높이는 등의 방식으로 자체 모객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체 마케팅을 통해 충성 고객들도 더 많이 유입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객실 공급경쟁은 장기적으로 완화되는 구간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한국호텔업협회 기준 객실수는 지난해 14만3000개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간 영업환경의 대표적인 방해 요소로 지목된 객실 증가세는 개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 진행한 프로젝트가 완료되고 있어 구조적으로 공급물량이 더 이어질 것으로 보기 힘들다"며 "앞으로 계획 중인 객실수 공급물량은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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