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와인 소비자, '고가' 선호에 프랑스·이탈리아산 인기몰이
스페인 등 구대륙·미국산 수입액 증가…칠레산은 둔화세
2018-04-09 17:03:05 2018-04-09 17:03:05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국내 주류 소비자들이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소위 구대륙산 와인을 선호하면서 전통적으로 인기몰이를 한 칠레산의 수입 실적이 줄어들고 있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구대륙산 와인의 수입액이 증가하면서 국내 와인시장이 고급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보면, 칠레산 와인 수입액은 지난 2010년 2450만달러 수준에서 2015년 4170만달러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2016년 4112만달러로 줄어든 이후 지난해 4064만달러까지 성장이 둔화됐다. 
 
국내 주류 소비자들이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산 등 상대적으로 고가인 상품을 갈수록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국내 와인 수입액 1위는 프랑스산이다. 프랑스 와인 수입액은 지난 2013년 5000만달러를 넘긴 이후 지속 성장해 지난해 6868만달러로 1위를 지켰다. 칠레에 이어 3위인 이탈리아산은 2015~2016년 수입액이 잠시 주춤했지만 지난해에 다시 3000만달러를 넘기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미국산 역시 지난해 증가세를 회복하면서 2475만달러가 수입됐다. 스페인산은 2013년 1370만달러 실적을 내며 처음으로 1000만달러 이상 수입됐고, 꾸준히 시장을 확대하며 지난해에 1636만달러까지 그 규모를 키웠다. 
 
백화점의 와인 판매량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롯데백화점의 와인 판매량은 올해 1~3월 중 칠레산 판매비중이 22.3%로 전년 보다 11.9% 감소했다. 반면에 이탈리아(판매비중 16.1%)는 4.8%가 증가했다. 나머지 프랑스 (34.4%), 미국(14.4%), 스페인(12.8%)산도 소폭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칠레산 와인은 좋은 풍토와 기온을 유지하는 남미 와인 특성상 고른 품질과 높은 생산량으로 가격 대비 맛과 품질이 좋은 게 특징이다. 또 무거운 바디감과 강한 타닌(떫고 쓴맛이 나는 성분)의 와인이 많아 강한 술을 좋아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입문용으로 인기가 있다.
 
와인은 역사에 따라 구대륙과 신대륙 와인으로 구분된다. 구대륙 와인은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10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유럽 국가들의 와인을 일컫는데 전통과 고급 이미지로 인해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높다.
 
칠레, 미국, 호주, 아르헨티나 등 국가들은 중세 선교사들의 선교활동과 아메리카, 남미 등으로 이주한 유럽인들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다. 역사는 짧지만 좋은 기후와 풍토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신대륙 와인은 사계절 기후가 와인 생산에 적합해 가격 경쟁력이 높은 편인데, 이 중 미국산의 경우 소규모 생산으로 고급 와인 평가를 받는다.
 
국내 와인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소비자들의 선호도 역시 고급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국내 와인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여러 국가의 와인에 대한 구매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와인이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지만 판매량이 늘고 있어 시장이 점차 고급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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