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중소면세점들이 인천공항공사의 제1여객터미널(T1) 임대료 조정안의 최종 회신 기한을 이달 말로 연장해줄 것을 10일 인천공항공사에 요청했다. 공사는 이날 이후 기한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임대료를 둘러싼 업계와의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시티, 엔타스, 삼익, SM 등 중소·중견면세점 연합회 4개사는 이날 오후 4시쯤 인천공항공사가 이날까지로 기한을 정한 임대료 조정안 의견 제출 요청에 "4월말까지 답변 기한을 연장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SM면세점은 "조정안 검토 시간이 더 필요해 4월말까지 답변기한을 연장해 달라"면서 "품목별 영업요율 차등적용을 재검토하고, 최소보장액 임대료 관련 추가안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시티면세점은 "우선 공사가 제시한 27.9% 감액률을 임시로 적용한 후 매출과 시장환경을 감안해 충분한 협의를 거쳐 감액방식을 최종 결정하고 추후 청산하자"고 제안했다. 시티면세점 관계자는 "조정안 검토 시간이 더 필요해 4월말까지 답변 기한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공항공사의 안을 수용한 것은 아니다"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공사는 중소면세점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임대료 직권 조정 가능성도 내비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이날 이후)더 이상의 추가 협상이나 기한 연장은 소모적이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다른 방향으로 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에 입점한 중소면세점 업체들이 지난 3월21일 인천시 중구 인천공항공사 앞에서 제2여객터미널(T2) 개항으로 인한 여객분산에 따른 임대료 조정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에 이어 6일 신세계면세점도 공사가 제시한 임대료 인하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하면서 대형 면세사업자와 공사의 임대료 합의는 일단락됐다. 공사는 2터미널 개장으로 인한 승객 감소분을 적용해 임대료를 27.9% 인하하고, 6개월마다 실제 이용객 감소분을 반영해 재정산하는 조정안을 제시했다. 공사는 또 임대료를 30% 내리고 일정기간 동안 전년 대비 매출액 감소율을 반영해 임대료를 정산하는 2안도 함께 제시해 이날까지 결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중소면세점들은 전날 중기벤처부 신문고에 업계 생존을 위한 중소기업 보호정책을 요청하는 등 공사가 제시한 인하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들은 신문고에서 품목별 영업요율에 대한 대기업과의 차등 적용을 기본 전제로 하고, 1안으로 항공사 재배치 이후 여객동 감소 비율인 37.5%를 인하와 2020년 계약종료 때까지 재정산하지 않는 방안을 제시했다. 중소면세점 관계자는 "중소, 중견면세점의 생존을 위한 안정적 경영정책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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