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국회의 국민투표법 개정불발로 6월 지방선거 동시개헌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이번 지방선거 때 개헌을 하겠다고 국민께 다짐했던 저의 약속을 지킬 수 없게됐다”며 “국민들께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국회는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모아 발의한 헌법개정안을 단 한 번도 심의조차 하지 않은 채 국민투표 자체를 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깊은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방선거 동시 개헌은 저만의 약속이 아니라 우리 정치권 모두가 국민들께 했던 약속”이라며 “이런 약속을 마치 없었던 일처럼 넘기는 것도, 또 2014년 7월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위헌법률이 된 국민투표법을 3년 넘게 방치하고 있는 것도 저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그와 같은 비상식이 아무런 고민 없이 그저 되풀이되고 있는 우리의 정치를 저로서는 이해하기가 참으로 어렵다”고 여의도 정치권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제가 발의한 헌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남북 정상회담 후 심사숙고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개헌안을 철회하는 것이 아니라 추후 상황을 보고 재추진할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문 대통령은 “제가 발의한 개헌안은 대통령과 정부를 위한 것이 아니다”며 “오히려 국민의 안전과 생명보호 등 기본권 확대, 선거연령 18세 하향과 국민 참여 확대 등 국민주권 강화, 지방재정 등 지방분권 확대, 3권분립 강화 등 대통령과 정부의 권한 축소를 감수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개헌안의 취지에 대해서는 개헌과 별도로 제도와 정책과 예산을 통해 최대한 구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정부 각 부처에도 “각 부처별로 개헌안에 담긴 취지를 반영한 제도와 정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추진해 주기 바란다”며 “그렇게 하는 것이 개헌을 통해 삶이 나아질 것을 기대했던 국민들께 대한 도리”라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 세종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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