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시장 호황에 힘입어 2분기 연속 4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뒀다.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해 4분기에는 못 미쳤지만 역대 두 번째로 좋은 실적을 냈다. D램값 상승에 힘입어 영업이익률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버용 제품을 앞세운 D램 시장의 호황이 지속되고 있어 올해도 실적 상승이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24일 매출액 8조7100억원, 영업이익 4조3700억원의 1분기 경영실적을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은 38.6%, 영업이익은 77% 크게 늘었다. 사상 최고 실적을 냈던 지난해 4분기(매출액 9조280억원·영업이익 4조4600억원)에는 다소 못 미쳤으나 역대 두 번째 기록이자 1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치를 써냈다. 특히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은 사상 처음 50.17%를 기록, 꿈의 이익률에 도달했다. 1000원어치를 팔아 500원 이상 남긴 셈이다.
1분기는 전통적인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 제품 가격이 양호한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실적 호조를 이어갈 수 있었다. 모바일향 제품 수요 둔화와 2월 생산일수 감소 등으로 전체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5% 감소했지만, D램 평균가격이 모든 제품군에서 고르게 오르며 9% 상승했다. D램과 함께 효자종목인 낸드플래시의 경우 평균가격이 시장 예상보다 적은 1% 하락에 그쳤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및 하반기에도 D램 시장이 서버용 제품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실적발표 설명회에서 "북미시장에 이어 중국에서도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업체들이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어 서버 D램 수요 증가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관련 업체들의 투자가 전년 대비 20~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D램 모듈 수요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을 포함한 신규 D램 업체 진입으로 인한 공급과잉 우려에 대해서도 낙관했다. 김석 D램 마케팅담당 상무는 "기술 전환 및 공정 난도의 영향으로 공급부족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낸드플래시 시장에 대해서는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수요 증가를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공급 확대가 예상돼 지난해 발생한 수급 불균형에 따른 급격한 가격 변동은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김정태 낸드 마케팅담당 상무는 "낸드플래시 시장은 2분기 이후 각 업체들의 64·72단 3D낸드플래시 인증 확대로 공급이 늘겠지만 전체 수급은 균형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IDC 업체들을 겨냥한 기업용 SSD 시장에 본격 진입할 계획이다. 또 72단 3D제품 비중을 연말께 50% 수준까지 높이고, 이를 적용한 고용량 모바일 제품 등 소비자용 SSD 판매도 확대한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올해 반도체 시설투자를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늘려 생산능력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이명영 SK하이닉스 경영지원 재무담당 부사장은 "청주 M15공장과 중국 우시공장 등 신규 팹에 장비 입고 시기를 정하지 못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지난해 10조3000억원 대비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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