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현대중공업이 일감부족 한파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고정비 부담 증가와 원화 강세, 강재가 인상 등 악조건에 적자를 면치 못했다.
현대중공업은 3일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조425억원, 영업손실 123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9.4%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 1321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해양부문 실적 개선과 조선부문 적자 폭 감소 등으로 영업손실 규모는 전분기 대비 63.8% 개선됐다.
사업부문별로는 해양부문이 노르웨이 아스타한스틴 해상가스 생산설비의 성공적 인도와 체인지오더(C/O) 승인 등으로 639억원의 흑자를 냈다. 조선부문은 원화 강세와 강재가 인상 등에도 불구, 수익성 양호한 선종 수주가 이어지면서 적자 폭은 전분기 대비 2500억원가량 줄었다. 플랜트부문과 엔진기계부문 등은 공사 설치비 증가와 수주 감소 등으로 인한 고정비 부담 증가에 각각 적자를 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일감 부족 등 올해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에 직면해 있다"며 "조선부문에서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로 인한 신조 발주 문의 증가와 선가 상승 등 개선된 신규 수주를 통해 어려움을 헤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사진/뉴시스
현대미포조선도 이날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454억원, 영업이익 23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7.4%, 영업이익은 50.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51.5% 증가한 90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는 사정이 달랐다. 이날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조2858억원, 영업이익 358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10.7%, 영업이익은 172.3% 급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455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해 4월 현대중공업 인적분할로 신설된 현대로보틱스의 새로운 사명이다.
실적 개선은 현대중공업지주 계열사 가운데 정유부문에서 유가 상승에 따른 매출 증가와 건설기계부문에서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 수요 증가에 힘입었다. 또 다른 계열사 현대글로벌서비스도 고수익 선박용 부품 판매가 늘었다. 지주회사의 사업부문인 로봇사업도 신차종 출시 예정으로 신규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