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개장한 지 1년이 된 서울로 7017이 서울역 일대의 중심으로서 도약하고 있다. 서울역·중림동·만리동·남대문시장 등을 잇는 보행로 네트워크 중심축 기능이 더 강화되는가 하면, 다채로운 문화활동과 식물이 있는 공원·정원으로서의 입지도 굳어지고 있다. 주민 참여와 지역 활성화라는 목표도 조금씩 달성하고 있다.
지난 9일 시민들이 서울로 7017 위에서 안내사로부터 주변 지역 설명을 듣고 있다. 시민 너머로 연세세브란스빌딩, 메트로타워, 서울스퀘어 등이 보인다. 사진/신태현 기자
2단계 연결사업 추진…올해 빌딩 3곳 연결로 밑그림 노력
서울시는 그동안 누적 인원 1000만명 가량의 산책로·보행로 기능을 한 서울로의 2단계 연결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서울로 주변 빌딩인 세브란스병원, 메트로타워, 서울스퀘어와 연결통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민간 빌딩이기 때문에 건물주들을 설득하기 쉽지만은 않지만, 협의·논의가 활발하고 진전이 있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중구청의 허가를 얻기 위해 건축법도 검토 중이다. 올해 안으로 사업 밑그림을 그려내고 공개까지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서울로에 연결통로로 이어진 빌딩은 대우재단빌딩과 호텔마누 2곳이 전부다. 빌딩 연결통로들은 직장인이 점심 시간 등에 서울로를 드나들며 산책하는 통로가 될 뿐 아니라 문화공간 기능도 있다. 지난 4월25일에는 대우재단빌딩 연결로가 '서울 365 패션쇼', 그리고 패션쇼에 앞선 사전 버스킹 공연의 무대가 된 바 있다.
서울역 인근 지역과 연결도 강화한다. 염천교, 서울역 민자역사와의 연결을 위해 코레일과 태스크포스를 꾸려 논의하고 있고, 서울역 버스환승센터 등과의 연결 사업도 우선순위를 높이기 위해 문화재청과 협의 중이다.
염천교와 서울역 민자역사의 경우 코레일이 추진하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과 관련이 있다. 북부역세권 개발은 서울역 북부역세권 부지에 대규모 문화·컨벤션시설을 짓는 내용이다. 서울시는 염천교와 서울역 민자역사의 연결을 북부역세권 개발보다 먼저 하기를 원하지만, 반대로 코레일은 북부역세권 사업을 먼저 하려고 하는 입장 차이가 있다.
양자의 입장 차이는 북부역세권 개발을 포함하는 국토교통부의 통합개발 구상이 나와야 어느 정도 정리된 전망이다. 국토부는 작년 5월부터 통일 시대 유라시아 ‘서울역 통합개발 기본구상'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으며 오는 7월에 마무리할 전망이다.
공원돼가는 서울로…버스킹 등 문화공연 및 식재 문화 눈길
서울시는 서울로에 있는 나무 1만3866그루, 꽃·덩굴식물 9만5391본을 95% 보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식물에 대한 시민의 관심을 성숙시키는 정책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 3월부터 만리동광장에 화분 100개를 놓고 가족가드닝을 진행해 가정에서도 꽃을 심고 가꾸도록 유도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만리동광장과 윤슬에서 민간단체 주도로 대학생 등 50팀이 모여 테마정원을 만들기도 했다.
또 서울로의 식물을 보고 그림 그리는 '서울로 식물 세밀화교실'은 올해 2기를 맞이했다. 작년 1기는 식물을 보고 감성적이나 미적으로 세밀화를 그리는 접근법이었다면 2기는 식물의 식생, 흙의 상태, 뿌리 등 좀 더 생태적인 측면을 중점으로 삼고 구체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다.
시민들의 문화활동도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버스킹 공연이 90회에 시민예술가가 8팀 활동했는데, 올해는 버스킹 공연 73회에 시민예술가 45팀이 활동했다. 양뿐만 아니라 장르와 연령의 다양성도 늘어난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7080 밴드가 노인 대상으로 활동하거나 댄스팀이 오는 식이다. 버스킹 공연이 늘자 서울시는 작년에 버스킹프리존 6곳을 만들고, 지난 11일부터는 온라인 신청을 받고 있다.
버스킹 공연 등의 증가세에는 길거리와는 다른 서울로의 특징이 한몫했다. 소음 민원 때문에 하루에 수십번 자리를 옮겨 공연하지 않아도 되고, 보안관이 곳곳에 서있기 때문에 취객에게 폭력을 당할 위험도 적다.
주민 참여 및 지역 활성화, 성과이자 과제
서울로의 주민 참여를 늘리고 지역 활성화를 가속하는 일은 고민거리다. 서울시는 궁극적으로 서울로를 시민 주도의 비영리단체 같은 민간 부문에 위탁하려고 하며, 이를 위해서는 지역 주민 등이 운영을 할 동기부여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주민이 서울로에 애착이 생기게 하기 위해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서울로 식물 세밀화 교실은 4개월 동안 48시간의 봉사시간을 의무화해 참가자 사이의 유대관계를 돈독하게 했고, 다른 행사에도 참여하게끔 했다. 1년 동안 개인 및 단체 자원봉사자 7862명이 서울로 운영에 참여했다.
서울로 7017을 중심으로 한 도시재생이 아직 진행 중이라 지역 활성화가 완전하지 않은 점도 고민거리다. 남대문시장은 서울로가 들어선 후 방문객이 20~30% 증가했지만 다른 지역의 상인 중에는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만리동광장 근처 족발집 사장 A씨는 "매출은 그대로인데 임대료만 2배 올랐다"고 토로했고, 카페 사장 B씨 역시 "서울로가 매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시재생은 구체화 단계이고, 서계동봉제협회와 염천교 수제화거리 등 지역주민·상인과 연계발전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좋은 프로그램 및 행사를 유치·진행해 시민 참여를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서울로 장미무대 공연 모습. 사진/서울시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