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가 사장으로 선임된 김형 후보자의 내정중단을 요구하며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 구성에서 산업은행의 관여가 배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23일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본사 앞에서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가 김형 후보자 선임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김응태 기자
대우건설 노조는 23일 오전 11시 산업은행 후문에서 김 후보자 선임과 관련한 대우건설의 해명 자료를 재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노조는 지난 21일 대우건설 사추위가 내놓은 자격 요건에 관한 해명을 다시 반박했다. 우선 사추위가 김 후보자가 도덕성 요건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해명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노조는 사추위가 '김 후보자가 현대건설 현장소장 재임 당시 뇌물을 공여한 것에 무혐의를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 "로펌을 동원해 무혐의를 받았어도 뇌물을 상납하다 구속 수감된 것은 명확한 사실"이라며 "사추위가 내세운 덕목이 도덕성인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되받아쳤다.
김 후보자의 전문성에 대해서도 또 한 번 의문을 제기했다. 노조는 '김 후보자가 삼성물산 전 부사장 당시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에서 1조원 대의 대규모 손실을 입은 책임이 없다'는 사추위의 해명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노조가 입수한 김 후보자의 이력서에 시빌사업부 부사장으로 국내외 토목 및 영업본부 등을 총괄하고 있다고 기술된 이유에서다. 이어 노조는 "김형 후보자의 저가수주와 관리 능력 부족 등으로 회사는 물론 국가에 막대한 손실에 책임이 있다"고 부연했다. 또 "김 후보자가 포스코건설에 취임한 이듬해 글로벌인프라사업본부의 매출은 줄고 영업 손실은 2배로 증가했다"며 "2015년 남양주 지하철공사현장 폭발 붕괴사고 등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고 김 후보자의 전문성을 의심했다.
낙하산 논란도 어김없이 거론됐다. 노조는 "사추위가 5명 전원 만장일치로 김형 후보자를 추천했다고 밝힌 것은 거짓된 해명"이라며 "산업은행 측 위원 3명만 김 후보자를 추천했지만 산업은행 측의 요구에 따라 만장일치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김 후보자를 둘러싼 대우건설의 안팎의 갈등은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 김우중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 위원장은 "밀실 야합 사장 선임의 중심에는 전영삼 산업은행 부행장이 있다"며 "전영삼 부행장을 구속 수사하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파면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홍순관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문제 많은 후보자를 밀어붙이면 건설기업노조는 그 배후가 누구인지 찾아낼 것"이라며 "향후에 국회에서 청문회를 통해서 산업은행장 및 사추위원들을 모두 불러내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