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입차에 고율관세 추진…한국 '비상'
"현실화되면 대미 수출 좌절"…완성차·부품 등 국내 자동차산업 전반에 타격
2018-05-24 18:22:58 2018-05-24 18:22:58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미국 정부가 수입산 자동차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국내 자동차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수출길이 막힌다는 점에서 미국 수출물량이 많은 현대·기아차는 물론 국내 자동차산업 전반적으로 피해가 예상된다.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 무역확장법 제232조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안보 위협에 대응해 수입을 제한할 수 있는 조치로,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트럼트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미국의 위대한 자동차산업 근로자들을 위한 큰 뉴스가 조만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한국산 자동차는 한미 FTA로 무관세가 적용된다. 때문에 국내 자동차 업계는 가격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리는 미국 정부의 고관세 부과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한미 FTA 규정이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의 예외가 될 수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계가 글로벌 시장에 수출한 물량은 253만194대다. 이중 미국 수출 물량은 84만5319대로 33.4%를 차지했다. 단일 시장 중 가장 큰 규모다. 업체별로는 현대차 30만6953대, 기아차 28만4070대, 한국지엠 13만1112대, 르노삼성 12만3202대로 집계됐다. 고율 관세가 적용된다면 현대·기아차의 대미 수출량에 큰 타격이 불가피해진다.
 
미국이 수입차에 고율 관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보호무역주의를 우선시하고 있으며,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무리한 방법도 동원하고 있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고율 관세 부과 방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가 20~25%까지 올라간다면 미국 수출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면서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업계는 물론 부품업계를 포함한 자동차산업 전반으로 여파가 확산될 정도로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도 "고율 관세를 피하려면 미국 현지에서 물량을 생산해야 하는데, 공장 증설 등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무역확장법 232조의 적용 여부는 조사기간 등을 감안해 이르면 연말쯤 결론이 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미국 상무부는 조사 개시 후 270일 이내에 조치 권고를 포함한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며 "이번 조사는 현재 난항을 겪고 있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상대국인 캐나다와 멕시코를 비롯해 유럽연합(EU)에 대한 압박용 카드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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