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도 뛰어든다…유통업계 PB 대전

유통채널 PB로 이익 창출, 패션업계 브랜드 경쟁력 제고

[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기존 브랜드로 한계를 느낀 유통업계들이 잇따라 자체브랜드(PB)를 론칭하는 가운데 신세계백화점도 화장품PB 출시를 염두에 두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 관계자는 24일 "다양한 분야에서 자체브랜드를 검토 중이며 화장품도 그 중 하나"라며 "기존에도 캐시미어, 다이아몬드 등의 분야에서 자체브랜드를 출시했으며 백화점상품 차별화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신세계백화점 화장품PB 이름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는 않았으나 '연작' 등이 거론되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이 자체브랜드 강화에 나선 것은 정체된 백화점 사업에 활력을 불어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과거에는 기존 백화점 브랜드만으로 영업 경쟁력이 있었는데 요즘은 쇼핑몰, 아웃렛 등 쇼핑환경이 다양해져 예전만 못하다"며 "신세계 백화점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자체브랜드를 통해 차별화 전략을 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만 자체브랜드를 모색하는 게 아니다. 같은 백화점 업계는 물론 마트·편의점 등의 유통채널도 자체브랜드를 통해 새로운 수익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같은 신세계그룹 소속인 이마트는 일찌감치 화장품PB인 센텐스 외에도 피코크, 노브랜드 등을 론칭했다. 센텐스의 경우 사우디 아라비아 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으며 노브랜드는 국내에 5개의 상생스토어를 보유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에선 자체브랜드가 일반화됐다.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의 PB상품 매출 비중은 약 40%에 달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는 화장품PB로 발을 넓혀 브랜드 경쟁력을 제고한다. 화장품의 경우 소비자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어 브랜드의 몸집을 키우기 수월하다는 분석에서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럭셔리 제품을 받아들이는 단계는 약 4단계로 핸드크림, 화장품으로 시작해 액세서리류, 의류, 그리고 최종적으로 리빙 제품 군으로 확대하는 단계를 밟는다.

 

패션업계에서는 LF가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LF는 대표 패션브랜드 헤지스를 통해 남성 화장품 PB를 론칭한다. 오는 9월 LF는 '헤지스 맨 스킨케어'를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헤지스는 프랑스, 베트남 등에 진출해 있으며 중국에는 약 300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화장품PB를 발판삼아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LF 관계자는 "화장품으로 해외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그 외 상품군으로 확대해 자체브랜드를 글로벌 경쟁력 수단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일난다도 하나의 성공적인 예시다. 얼마전 로레알에 매각되며 '동대문 신화'로 불리는 스타일난다의 주 성공요인은 화장품PB인 '3CE'였다. 색조제품을 중심으로 중국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글로벌 브랜드로 한단계 도약했다는 평가다.

 

유통업계에서 자체브랜드 상품을 강화하는 추세에 대해 최재섭 남서울대 국제유통학과 교수는 "기업입장에서는 이익률을 높일 수 있고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기존 유명브랜드 못지 않는다는 인식을 줘 유통업계에서 자체브랜드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자체브랜드를 론칭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LF의 대표브랜드 헤지스가 론칭하는 화장품PB '헤지스 맨 스킨케어' 로고. 사진/LF

 

김은별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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