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6·12 북미 정상회담에 맞춰 싱가포르를 방문할 가능성에 관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에 연동된 문제”라며 여지를 뒀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도 12일 싱가포르를 갈 준비를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불과 2주 전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일축하던 답변과는 확연히 다른 기류가 감지된다.
현재 판문점에서 진행되고 있는 북미간 실무회담 결과에 따라 싱가포르에서 남북미 3국 정상의 종전선언 성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날 문 대통령은 제2차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에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해서 종전선언이 추진되었으면 좋겠다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 역시 “3국 정상 간 종전선언 문제는 판문점 선언에도 포함됐다. 이 방안들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3자 정상회담을 언제·어떻게 개최하느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가 된 것이 없다”며 “실무차원에서 가능성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한미 주요 인사들의 발언의 행간 곳곳에는 싱가포르 남북미 3자 정상회담 가능성이 감지된다. 우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 수석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브리핑에서 “양국 정상은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이 합의했던 종전선언을 북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미 3국이 함께 선언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다면 예정대로 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것”이라면서 “필요하다면 (회담이) 그날(12일)을 넘겨 연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해 비핵화 합의 결과를 발표하고 13일 남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종전선언을 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종전선언 및 그에 수반할 평화협정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의 대가로 미국에 요구하는 체제안전 보장과도 맞물려있다. 또 중국을 배제하고 남북미 3자가 싱가포르에서 종전선언을 한다면 중국의 한반도 영향력 축소 효과도 기대가 가능하다. 여기에 남북미 3자의 종전선언은 북미회담 이상으로 세계의 주목을 끌 수 있는 소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입맛에 맞을 대형 이벤트이기도 하다.
오는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첫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회담장 후보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샹그릴라 호텔의 입구 모습.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